이질인가 동질인가?
이 녀석들은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녀석들이다.
노랑은 천진난만 철없는 놈이다.
너무나 여리고 민감해서 쉽게 상처를 받고 기가 죽는다.
파랑이 기웃거리기만 해도 이내 초록이 되고,
빨강이 소리치면 화들짝 놀라 이내 오렌지가 되기도 한다.
주위의 아주 작은 것에도 이내 자기의 색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아주 소심한 놈이다.
거기에 비해,
보라는 주위에서 뭐라 하든 참으로 자기 색을 버리지 않는, 어찌 보면 참으로 둔감한 놈이다.
그렇다고 둔감하기만 하지는 않고 자기 개성이 아주 두드러진 놈이다.
다른 색으로 덮어도, 덮어도 끝까지 삐집고 나오는 오묘한 힘을 가졌고,
고상하여 그 누구도 신비스럼을 흉내내기가 어렵다.
때때로 미친 듯 여기저기 휘저어대 참으로 다루기 힘든 녀석이다.
이질인가 동질인가?
이 녀석들의 성격은 마주 서서 서로를 거부하는 보색이지만,
좌충우돌 휘젓는 모습은 동질이다.
노랑은 보라가 보라는 노랑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보라에 노랑을 조금만 섞으면 보라는 아주 고상한 듯 가라앉고,
노랑에 보라를 조금만 섞으면 오렌지로도 초록으로도 가지 않으며 차분해진다.
노랑에게 꿈을
노랑은 따듯한 가슴으로 미친 듯 휘젓는 보라를 감싸 앉고,
보라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신비를 가졌으므로
여리고 섬세한 노랑에 차분하게 꿈과 희망을 드리워 준다.
그래서 미친 듯 철없는 보라나
어린아이 같은 노랑은 동질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