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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커피 사이의 바나나

by 소미소리

자연식물식(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 21이 넘었다. 21일은 어떤 일에 적응하는데 최소한 필요한 기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어지간해서는 눈앞에 어떤 음식이 펼쳐져 있든지 그중에서 건강하고 내 몸에 이로운 음식을 먼저 찾게 된다. 지인들과 다과를 가졌는데, 역시나 빵과 달콤한 커피의 시간이다. 나는 당당하게 빵과 커피 사이에 놓인 바나나를 먹었다. 바나나에 농약이나 방부제가 있다지만, 가공식품보다는 생과일이 낫다는 믿음이 있으니 바나나를 선택했다. 바나나를 먹고 생수를 마시니,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과 자연식물식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좋은 음식을 먹었을 때의 편안함이 있다.



아침은 참외를 한 개 먹었다. 무농약 참외는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째 먹으면 좋다. 껍질째 자를 때에는 가능하면 얇게 잘라야 모양도 좋고 씹기에도 편하다. 점심은 어제 만들어 둔 근대된장국에 상추와 아삭이고추, 그리고 적양배추양파무침으로 식탁을 차렸다. 아이는 추가로 카레를 데워주었다. 김을 미리 구워 놓지 않아서 조미김을 꺼냈다. 저녁에는 감자전을 여러 장 부쳐서 먹었다. 어제 만들어 둔 반죽으로 만들었는데, 하루가 지나니 부칠 때 조금 질척거려서 조심스러웠지만 맛은 변함이 없다. 센 불로 굽다가 약한 불에서 오래도록 구웠다. 간식으로 찰옥수수를 쪘는데, 이번 찰옥수수는 쫀득쫀득 부드럽고 어릴 때 먹던 옥수수의 깊은 맛이 난다. 센 불에 30분 삶고 추가로 약한 불에 20분 더 삶았다. 옥수수에 물을 자박하게 잡고 소금만 한 티스푼 넣었다. 속껍질과 옥수수수염은 삶는 물에 같이 넣었다. 한 김 식혀서 먹으니 맛이 좋아서 4자루나 먹었다.


오늘의 변화는 거의 없다. 한번 수면 리듬이 뒤틀린 이후로 계속 밤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그러니 피로하고 몸이 무겁다. 몸무게는 약간 늘었지만 다행히 피부는 계속 부드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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