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건강 적신호가 나타날 때, 자연식물식

by 소미소리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다. 조승우 한약사의 유튜브 영상이 시작이었다. 이후에 <완전배출>, <채소과일식>을 읽었고, 이어서 존 맥두걸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과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을 읽었다. 지금은 하비 다이아몬드의 책을 보고 있다. 자연에서 온 채소, 괴일, 통곡물을 가능하면 가공하지 않고 먹어서 몸의 건강을 유지하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내용이지만, 건강에 대한 안내가 조금씩 달라서 여러 권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하비 다이아몬드의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고 나서는 <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를 마저 보고 있는데, 마지막 책은 보다 넓은 범위의 건강에 대한 정보를 준다. 전자의 책이 식습관에 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후자는 몸이 건강 적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적신호를 알아채고 행동했을 때와, 그렇지 않고 증상만 완화시키면서 몸의 문제를 덮어두었을 때의 확연한 차이에 대해서 명료하게 설명한다.


우리의 몸은 매우 정확하고 지혜로워서 신호도 보내지 않고 병들게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몸에 신호가 왔을 때, 즉 몸에 가려움증이 있거나 염증이 생기고 궤양이 생기기 시작할 때에, 아니면 그 이후라도 가급적 가공이 덜 된 자연에서 온 식재료 그대로를 먹으라는 내용이다. 맞다, 결론은 자연식물식을 하라는 얘기다. 아프든, 아프지 않든, 치료를 위해서든, 예방을 위해서든 우리가 몸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선물은 자연식물식이다. 자연식물식은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라는 점에서는 채식과 비슷하지만, 육류만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조미료나 공장에서 가공한 음식도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채식 보다 엄격하다. 아무리 채소로 만들어진 음식이어도 여러 화학물질이 첨가된 가공식품은 자연식물식에서 지향하는 음식이 아니다.


자연식물식에서 권하는 모든 음식을 먹기는 쉽지만, 권하지 않는 모든 음식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는) 아직 백미도 먹고, 멸치액젓이나 육수에 사용한 멸치, 살코기가 섞인 찌개의 고기를 제외한 부분은 먹고 있다. 그럼에도 자연식물식 29일째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몸무게가 별로 줄지 않았다는 것만 빼고는 신기한 변화가 많았다. 일단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계기였던 아토피 피부가 많이 치유되었다. 29일 전과 달리 훨씬 부드러워졌고 아토피의 상흔이 남은 부분도 많이 줄었다. 눈의 이물감이 오래도록 있었는데 자연식물식 초기부터 잡혔고, 갈증이 많이 나는 편이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곤 했는데, 갈증이 현격히 줄었다. 마음도 편해져서 화가 나거나 조급한 생각이 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리고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식습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관련 책을 계속 보고 있다. 경험하고 배울수록 자연식물식이 좋아지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할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좋으니 함께 하고 싶다.



자연식물식 29일째의 아침도 여느 때처럼 과일을 먹었다. 제철과일이 풍성할 때라 채소를 준비하지 않고 과일만 먹어도 충분하다. 요즘에는 복숭아와 아오리가 맛있다. 점심에는 고추감자조림을 했다. 고추가 그냥 먹기에 너무 매워서 음식을 할 때에 넣는데, 감자와 조합이 좋다. 감자만 기름에 볶다가, 물 조금 넣어 익히면서, 간장, 멸치액젓, 설탕으로 간을 했다. 감자가 거의 익었을 때 고추를 넣었다. 저녁에는 김치찌개를 했다. 백김치만 있어서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추가로 넣고, 부족한 간은 설탕과 멸치액젓을 사용했다. 백김치 국물을 많이 넣으니 다른 양념이 별로 없어도 맛이 난다. 돼지고기와 두부도 넣었다. 아이들은 골고루 먹고, 내 것은 김치와 두부만 담았다. 간식으로 또 찰옥수수를 쪘다. 요즘 찰옥수수가 제철이라 자주 먹었더니, 며칠 전의 감동만은 못하다. 내일이면 계획했던 30일 자연식물식이 끝난다. 내일은 자연식물식 첫날에 그러한 것처럼, 통곡물 없이 채소와 과일만 먹을 계획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