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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옥 Apr 11. 2023

뜨거운 감자, 고백

이젠 모두, 행복했던 기억_ 앞으로도 행복하자


 고백이란 제목을 가진 노래는 여러 버전이 있지만 마침 며칠 전에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었던 뜨거운 감자의 고백이 생각나서 찾았다. 운전하는 내내 김씨의 목소리를 드는데 묘하게 웃음이 나고 또 너무너무 즐거운 것이다. 그래서 계속 이 노래만 듣다 왔다



 뜨거운 감자 고백


사실 내가 즐거웠던 이유는 들으면서 계속 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에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서 하게 되는 내 생각이란 당연히 다 남자에 관련된 것들이겠고 그러니 남편에 관한 것이었다. 남편은 연애할 때 내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오빠 나한테 노래를 불러줘 봐요.”

하면

"무슨 노래야 . 안돼”

 했던 남자였다. 오지게 쑥스럼 많이 타던 남자.




 세상 제일가는 부끄럼쟁이였던 남편은 가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노래방에 갈 때도 한치의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꼿꼿이 서서 마이크를 두 손에 들고 정자세로 노래하던 사람이었다 (강수지도 박스권 안에서는 리듬을 타건만)




 그 남자가 어느 날은 노래방에서 자기 노래를 부르기 전에

“경옥아 들어봐”

 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잘 부르긴 하는데 가사가 이상한 것이다. (항상 뭔가 엉성함) 그래서 내가 ' 이게 뭐야~~' 했더니 다시 선곡해서 불렀다. 노래 맨 마지막에

”너의 사진을 보며 잠들어”

 어쩌고 하는 가사가 있던 노래였는데 이 노래를 부르고는 내게 와서

“응 이게 진짜 내 마음이야”

했었다.



 근데 문득 뜨거운 감자의 고백을 듣고 있는데 그 장면이 생각이 났다. 사실 최근에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오랜만에 들었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근데 무엇보다 내가 깜짝 놀란 것은 아니,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도 전혀 슬프지 않다는 거였다. 아니 오히려 그때 그 생각에 너무 즐거웠다. 그 사람 그렇게 노래했던 거 생각나고 내가 나중에

“아니, 오빠는 대체 못하는 게 뭐에요?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세상에 부족한 게 없네”

 하면서 추켜세워줬더니 좋아했던 것까지. (난 원래 이런 말 하는 거 좋아한다. 이런 말은 보통 진심 90%에 약간의 아부성 발언 10% 정도? 그니깐 거의 진심이고. 또 이렇게 말하면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게 되고 또 상대방도 좋아하니깐. 그것도 좋다. 훈훈하다)



그런 너니까 내가 만나는 거야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못된 상대방일 경우 지가 정말 잘난 줄 알고 상대를 무시할 수도 있으니 수위 조절을 잘 해야 하기도 하고 그 보다는 이런 말을 할 때  이 말을 하는 사람 자체가

“그런 너니깐 내가 만나는 거야”

 정도의 자부심?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우리 신랑은 나랑 사는 거를 좋아했던 것 같다. 일단 내가 그랬으니 상대도 나와 같을 확률이 높을 것이고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남편 장례를 치른 후에 남편이 마지막에 페이로 일했던 곳의 병원장께서 내게 전화하셨을 때 알았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나한테 자기가 늦게 장가를 갔는데 장가를 너무 잘 갔다고 자랑도 엄청 했었는데"


 라고도 하셨었으니깐 아마 정말 그럴 것이다.




아 다행이다.


 아무튼 운전하는 내내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가끔은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콧노래도 흥얼거리면서 왔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아 다행이다.” 하고



이제 나. 이런 생각들 해도 슬프지 않구나 오히려 그때가 생각나서 내내 미소가 나오는 구나 다행이다. 했다. 내가 노래 해 달라고 했던 다른 남자는 없었나 생각도 해보고. ㅋ 있었겠지? 아마?

 “나한테 노래를 불러줘 봐요”

 했던 게 또 있었겠지.




 뜨거운 감자의

고백

가사 는 이렇다.


 달이 차고, 내 마음도 차고 이대로 담아두기엔 너무 안타까워

너를 향해 가는데 달은 나에게 오라 손짓하고 귓속에 얘길 하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야


제일 맘에 드는 옷을 입고 노란 꽃 한 송이를 손에 들고 널 바라보다

그만 나도 모르게 웃어 버렸네


 이게 아닌데 내 맘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 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보다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야


 숨이 차고 밤공기도 차고 두 눈을 감아야만 니 모습이 보여 걸을 수가 없는데

구름 위를 걷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

널 알게 된 후부터 나의 모든 건 다 달라졌어


 이게 아닌데 내 맘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 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보다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야

 나를 봐줘요 내 말을 들어 봐줘요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랑해



  그렇지. 너무너무 사랑을 하면 이렇지


 세상에 내가 이런 사랑을 하다니. 이런 사랑이 내게 오다니 하면서 믿기지가 않다가 이게 정말 내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그때부터는 괜히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아니, 이렇게 까지 행복해도 되나?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럴 수도 있을 텐데. 아니,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싶어서 괜히 미안해진다

 ..





그리고 아마 슬픔이란 것은,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슬픔이란 이제는 이 아름다움이 마지막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그래서 슬픈 것일 테. 내 인생에 이런 순간은 이토록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차마 이 아름다웠던 순간을 뒤돌아 설수 없어서 그래서 슬픈 것일 터다

 

그러니 이제 내가 남편이랑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도 그냥 다른 일들 다른 사람과의 일들을 생각하는 것과 같이 슬프지 않고 그냥 그런 일이 있었지. 그땐 참 행복했었지 하면서 슬퍼하지 않고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더 아름다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내가 진실로 믿게 된 데서 연유한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제 정말로 내가 회복되어가는 것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기쁘다


2018. 5. 11. 13:26 ・




그리고 이 글을 쓴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그날은 아마 저런 감성이었나 보다 싶다 .

실상은 . 저 글을 쓰고 한참동안도

울고 울고 또 울고 했던 것 같다.

어떤 날은 사진을 꺼내두고 울고 . 어떤날은 애기들 얼굴 보고 자면서 울고 .


다만 그래도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우리 아이 둘과 나를 너무 사랑해주는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

남자친구는 벌써 2년가까이 애기들과 곳곳을 함께 여행하고, 매주말 와서 같이 식사하고 같이 놀고, 피곤할지도 모를 나를 위해 집안일을 한다.

한번도 아빠라는 단어를 불러본 적 없는 내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 삼촌? 아빠라고 부를 만반의 태세를 스스로들 하고 있다 .


아이들은 "아빠는 하늘에 계시지만, 삼촌? 이 있어서 다행이야" 라고 하며, 매 주말 삼촌을 기다린다.


우리는 반지를 나눠낀지 벌써 일년이 훌쩍 넘었고, 아이들과 함께 곳곳을 함께 여행하며 추억을 쌓고, 미래를 약속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년 전 윗 글의 마지막에 썼던 것처럼 . 정말 더 아름다운 미래가 왔음을 느낀다.(정말 믿는대로, 생각하는 대로, 쓰는 대로 이루어지나 보다) 


그리고 여튼 나는 또.  "이렇게까지 행복해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며, 가끔씩은 (미안할 대상도 없건만, 괜시리, ) 미안하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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