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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Apr 29. 2021

스마트폰으로 쓴 대만 기행 1

타이베이 (고궁박물관), 화련

2012.10.14~17, 3박 4일 대만 단체, 여행 갤럭시 노트 1로 기록하였다




2012.10.15

공항으로 우리를 마중 나온 가이드는 중국인 인** 선생이다. 머리가 흰 마음씨 좋게 생긴 분이다. 자기소개하시는데 한국말을 너무 유창하게 잘하셔서 한국분인 줄 알았다. 전남 나주에서 좀 사셨다고 했다. 공부도 많이 하시고, 다방면으로 지식이 풍부해 일정 내내 많은 설명을 해주셨다. 세상에는 능력 있는 분들이 참 많다. 대만 분이 가이드를 하니, 대만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리라. 오히려 한국인보다 낫단 생각도 든다. 시내로 가면서 세 가지, "첫째 시차를 주의하라(한 시간 차이라 잊을 수가 있다), 두 번째 수돗물은 마시지 마라 중국요리는 우롱차와 같이 먹어라 마지막으로 무조건 환전하라"를 힘주어 강조하신다.


대만은 전라도만 한 크기의 섬인데, 인구가 2천만 명이 넘고(2020년 2357만 명), 국토의 70%가 산이며 이 중 3000m 넘는 산도 200개 이상이며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서도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높은 옥산(위산玉山)은 높이가 3997m에 이른다고 하니, 백두산보다 높다. 짧은 기간이라 우리 일정도 빡빡하다고 하며,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 설명하신다. 나라 경제의 70%를 반도체가 책임지고 있으며, 내일 갈 화련 지방의 옥돌만 캐서 팔아도 십 년은 먹고 산다면서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연중 날씨가 따뜻해, 덕도 많이 보지만 지진과 폭풍 피해도 많다고 한다.


공항과 차창밖으로 비치는 대만 풍경


대만 사람의 인생을 보는 관점에 대해 재밌는 말씀을 해주신다. 우선 대만 사람들은 살아있는 때는 먹기 위해 산다고 한다.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맛있는 요리도 많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죽고 난 후, 무덤을 화려하게 꾸민다는 것이다. 유교사상이 배어 있어 그런 것일까. 결국 먹고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사후의 모습도 중요하다는 의미리라. 살았을 때는 자신을 보이는 것이요, 죽어서는 자손을 보이는 것이니 뭐 결국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다르지 않다. 대만은 물이 부족한 나라다. 가뭄이 심할 때는 식수가 고갈되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야 할 정도이며, 특히 수도관이 노화되어 오염의 가능성이 많고, 석회질도 많아 음용하기에 적합하진 않다고 한다. 그래서 가이드 선생이 생수를 사 먹으라 한 것 같다.


중국인들은 왜 늘 우롱차를 마실까? 중국은 차(茶)의 나라다. 단순한 음료로써의 차가 아니라 차와 함께 생활하고, 차를 사랑하고, 차를 위해 사는 사람도 많다. 물론 차 덕에 사는 사람도 많다. 요즘은 상해나 북경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도 중국 내 곳곳에서 커피 문화가 많이 발달했지만, 아직도 중국 본토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차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도 중국에 갈 때면 유리로 된 것을 하나씩 사 오곤 한다. 마트에서 사면 값도 비싸지 않다. 중국인들이 많이 마시는 "우롱차(오룡차)"는 차를 말려 반쯤 (40~70%) 발효시킨 "반발효차"다. 영국 등에서 음용하는 "홍차(Black tea)"는 완전 발효시킨 "발효차"이고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주로 먹는 "녹차(Green tea)"는 발효시키지 않은 "비발효차"다.  


우롱차의 맛은 느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녹차와 홍차의 중간맛이라고나 할까. 녹차에는 카테킨 등 생리활성물질이 많이 들어있고, 카페인도 들어있다. 녹차 카페인은 커피 카페인과 달리 몸에 좋은 카페인이라고 하지만, 카페인이다 보니 위장에는 영향을 준다. 녹차를 마시면 속이 쓰린 사람도 의외로 많다. 우롱차는 발효하는 과정에서 카페인의 변화가 일어나, 생녹차보다는 위장에 부담을 덜 준다. 차를 마시고 싶은데, 속이 부대끼는 사람에겐 우롱차를 권한다. 맛도 순하고, 부드러우며 목 넘김이 편하다. 위장이 좋지 않은 나도 우롱차를 즐긴다. 아무튼 중국이나 대만을 여행할 때면 항상 우롱차를 내줘 좋다.


중국 사람들이 차를 즐겨 마시는 것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기름지고, 튀긴 음식은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지 말아야 하지만, 중국인의 기름진 음식 사랑은 우리하곤 차원이 다르다. 아무리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어도 차를 계속 마셔, 성인병이 별로 없다는 논리와 함께 깔끔하게 해주는 차를 늘 마신다.


충렬사 교대시간 / 러시아워 시간대가 아니라도 운행하는 오토바이는 항상 많다.


충렬사 교대시간, 조국을 위해 죽어간 선조들을 잊지 않는 군인들의 발맞춤엔 경건함까지 묻어난다. 교대시간의 장관을 구경하고 고궁박물관으로 향한다. 고궁박물관은 대만의 국립박물관으로 타이베이에 가면 꼭 봐야 할 유명한 곳이다. 중국 공산당을 피해, 장제스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후퇴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중국의 보물을 옮겨오는 것이었다고 한다. 중화인민공화국 시절 북경 자금성에 있던 국립박물관의 보물들을 장제스의 명령으로 대만으로 옮겨 와, 보관하기 위해 고궁박물관을 짓고 1965년도에 개관하였다.


정식 명칭은 중국의 국립박물관과 구분하기 위해 "대만 고궁박물관"으로 부른다고 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4대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4대 문명의 발상지인 중국의 5천 년 역사를 생각한다면, 결코 과한 칭찬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고궁박물관에는 70만 점 이상의 보물이 소장되어 있어, 일 년 내내 새것으로 바꿔 전시해도 다 못한다고 하며 명나라와 청나라의 국보급 보물들이 주로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일정이 바쁘다고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고궁박물관의 가장 유명한 보물들을 찾아다니며 본다. 시간이 없는 탓에 간략한 설명만 덧붙이긴 했지만, 보물이라는 원초적인 말이 전혀 거부감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히게 만들긴 했다. 설명하는 것은 옥으로 만든 배추, 자연 돌로 만든 삼겹살, 상아 여의주, 찬합 등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잘 자란 옥배추가 눈에 선하다. 섬세함과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술작품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가이드가 중국인이라 중국사람의 입장에서 더 재미있고 박식하게 설명하고 있다. 중국분인데 어쩌면 그렇게도 한국말로 설명을 잘하는지 영어 수십 년을 배웠다는 내가 부끄러웠다. 그동안 본 여러 박물관의 작품들 못지않게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눈호강을 한다.


고궁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보물이라는 배추 작품은 배춧잎을 갉아먹고 있는 애벌레 묘사가 절정이었다. 대부분의 위대한 작품들의 작가가 누군지 모른다 한다. 권력이 대단한 왕족이나 귀족의 주문으로, 그들의 예술성을 발휘했을 것이다. 배추에는 작품을 뛰어넘는, 배고픔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작품들은 몇 대에 걸쳐 생업을 유지하기 위해 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럽의 미술품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유럽은 미술이나, 조각이 신을 향한 마음과 특정계층에 대한 묘사라면, 중국의 작품들은 일상이고, 삶 자체를 묘사한 것들이 많았다. 특별한 것들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단편들을 표현한 작품들을 보면서, 중국인들의 고통과 어려웠던 삶 또는 여유(만만디)와 관조를 느낄 수 있었다. 배추 티스푼 하나를 기념으로 5400 원주고 산다. 누군지도 모르는 위대한 조각가의 가슴아픈 열정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 싶어서...



2012.10.16.

흰 죽이 있어 아침을 잘 먹었다. 화련으로 가기 위해 아침 7시 20분에 출발한다. 8시 반 기차를 타고 세 시간 걸린단다. 한 아주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탄다. "아이를 태우고 가나보다" 했는데 강아지다. 강아지를 화련 가는 기차에 태워 함께 간다. 아! 여기도 개를 사랑하는구나. 개모차와 아주머니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가이드 인 선생은 기차 안에서도 설명한다.  여름에는 태풍 때문에 야채가 비싸고 겨울에는 싸다고 한다. 여름에는 파한근에 15000원, 겨울에는 서비스란다. 지나가다 보니 다리 공사하는데, 철골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10층 건물 짓는데도 2년 걸린다며,  좌우로 흔들리는 지진은 대부분 견디나, 위아래 흔들리면 큰일 나기 때문에 골조를 튼튼히 하고, 공기를 길게 해서라도 철저히 한다고 한다.


아직 지진의 피해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더러 금방 지어내는 건물을 보면 염려도 된다. 물론 내진설계의무규정을 지켜 튼튼하게 하겠지만, 우리나라도 앞으로 지진 예외국가는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에,  건축할 때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대만 사람들은 자연재해를 많이 겪고, 견뎌내서 그런지 인내심과 회복력이 강하고 순응하고 개척적이라고 한다. 길이 400km, 폭 120km의  대만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한국사람들은 열정적이지만 정이 없는 나라라고 한다(본인이 느낀 점이라고 한다). 대부분 서양인들은 한국인들이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정 없음을 느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타로 협곡은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에 있는 협곡으로 리우 강의 침식을 계속 받으면서, 대리석 암반들이 깎이고 깎여서, 옥빛을 띠는 강물이 있는 거대한 협곡이 되었다고 한다.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를 무엇으로 말할 수 있을까. 옥과 비취들이 넘쳐나는 협곡이다. 우리는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차를 타고 장대한 협곡을 구경하며 간다. 대만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트레킹과 협곡에서 래프팅을 즐기기 위해 많이 온다고 한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트래킹을 하고 싶었다. 몇몇 장소에서 차를 세우고, 구경하도록 설명해 준다. 일일이 손으로 파내 동굴을 뚫어 길을 만들었다는 구곡동 터널에는 대만인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구곡동 터널, 아래 인디언 얼굴 바위가 더 유명하다고 한다.  / 오랜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제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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