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시험관 끝판왕 주사가 아니구나.
시험관 3대 주사하면 타이유, 프롤루텍스 그리고 크녹산이 있다. 셋 다 맞아본 바로는 프롤루텍스는 저 2가지 주사랑 같이 견주기에는 아무것도 아니니 OUT! 타이유의 경우 잘못 맞으면 2주까지도 통증이 있지만 근육주사라 간호사가 놔주기 때문에 주사를 맞는 두려움은 덜하다. 따라서 내 기준 가장 두려운 주사는 크녹산이다.
반착검사 결과 Protein S 수치가 많이 낮아서 난임병원에서 강력하게 아스피린과 크녹산을 9주까지 써야 한다고 했다.
동결 4차를 시작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위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크녹산 안 아프게 맞는 법, 멍 안 드는 법]이란 글은 다 본 것 같다. 처음 3일까지는 멍도 안 들고 생각보다 바늘도 얇게 느껴져서 맞을만하다고 생각했지만 크녹산과 아스피린이 체내에 누적될수록 피가 묽어져서 그런지 찌르는 곳마다 피를 보고 멍이 들었다.
처음엔 아프지 않았던 주사가 멍이 들기 시작하면서 두렵고 아프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최소 한 달은 매일 이 주사를 맞을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어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쯤 주사기를 바꿔서 맞는 사람의 후기를 발견했다. 그 결과 바늘자국 정도의 멍만 들고 통증도 훨씬 줄었다.
내가 터득한 크녹산 최대한 잘 맞는 방법을 소개해본다.
*참고로 크녹산은 일체형 주사기로 주사기를 바꿔 맞는 것을 병원에서는 권장하지 않는다. 다만 나처럼 장기 전이면서 배에 피멍이 가득해 더 이상 주사를 찌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쓰는 글임을 밝힌다. 판단은 본인이 할 것!
1. 누워서 맞는 것이 좋지만 자가주사의 경우 힘들기 때문에 침대나 리클라이너 소파에 비스듬히 눕듯이 앉아서 자세를 잡는다. 이때 배는 누워있는 수준으로 바닥에 붙어있어야 한다.
2. 주사를 맞을 부위를 결정한 후 얼음찜질을 3분 정도 해준다.
3. 크녹산을 바꿔 맞을 얇은 주사침(30 G13 mm)과 3cc 주사기를 준비한다.
4. 알코올솜으로 3cc 주사기의 입구를 닦아준 후 크녹산을 주사기 입구에 모두 옮겨 담는다.
5. 30G 주사침을 3cc 주사기와 결합시켜 준 후 뱃살을 3~5cm가량 꼬집고 하얀 살 부분에 주사를 주입한다.
6. 압력으로 플런저가 딸려 올라오면 피를 보기 때문에 주사기를 끝까지 주입 후 손에 힘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주사기를 뽑는다. 이때 뱃살을 쥐고 있던 손을 먼저 살짝 풀어준 후 주사기를 빼준다.
7. 알코올솜으로 10분간 지혈해 준다.
참고로 크녹산은 자기 전에 맞는 게 좋다고 한다. 혈전 방지 주사라 오전에 맞은 후 바지를 입으면 바지 조임에 따라서 멍이 들 수도 있다고 하니 자기 전에 맞고 속옷만 입고 자는 것이 좋다.
아무리 잘 찔러도 혈관을 찔러버리면 소용없다. 하지만 찌르기 전 까진 여기가 혈관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어렵다...^^..... 아스피린을 함께 복용 중인 사람이라면 주먹만 한 보라색 피멍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다! 놀라지 말고 최대한 멍 관리를 잘해줘서 빨리 부기랑 멍을 빼는 게 답이다.
1. 피멍이 든 경우 2~3일간은 하루 2회 3분 정도 해당 부위를 얼음찜질해 주어 부기를 빼준다.
2. 얼음찜질 후에는 주삿바늘을 찌른 곳이 잘 아물게 하기 위하여 비판텐을 소량 발라준다.
3. 부기가 빠진 것을 확인해 주면 멍 크림을 자기 전에 발라주고 해당 부위에 랩을 올려 크림이 옷에 닦이지 않게 해 준다.
추천하는 연고는 비판텐과 한미 프로캄이다. 둘 다 임산부와 영유아도 사용 가능한 연고이다. 한미 프로캄의 경우 화장품에 더 가깝다. 임산부가 쓸 수 있는 멍 크림이 몇 개 없는데 순한 성분치고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부기도 빨리 빠지고 색도 금방 빠지게끔 도움을 주니 피멍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면 구매해 보기를 추천한다.
이 글을 다 마치고 나는 오늘도 크녹산을 맞으러 간다.
휴... 두려운 마음이 크지만 사랑하는 나의 아기를 위하여 9주까지 힘내보려고 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