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난자 채취 결과, 이래서 손기술이 중요하군

원장님 계신 방향으로 큰 절 한 번 올릴게요.

주변에서 시험관으로 아기를 낳으신 분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이 있다. 바로 시험관은 손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손기술에는 2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1) 시술을 진행해 주시는 원장님의 손기술 2) 배아를 배양해 주는 배양팀의 손기술.

나는 부인과 질환 관련하여 병원을 방문할 땐 되도록이면 여자의사 선생님을 선택한다. 물론 남자 의사 선생님들도 훌륭하신 분들이 많지만 개인적인 심리적 안정감이랄까?

하지만 시험관은 단순 검진이 아닌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용기 있는 선택이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의 성별보다는 정말 실력 있고 나에게도 아기를 선물해 줄 수 있는 분을 선택하고 싶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삼신할아버지"가 계신다는 병원을 찾았다.

과배란과 난자 채취를 마친 후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이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채취 후 2일 차에 수정란 수가 어플에 업데이트되었다.

21개 중 14개 수정! 병원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수정란 수는 70%였는데 아슬아슬하지만 안정권이었다. 맘카페 후기를 보면 수정하면서 반타작 동결하면서 반타작이라고 하니 반타작보다는 훨씬 상향하는 수치다.

기분 좋은 출발이지만 냉동배아수가 나오기 전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 30개 이상 채취해도 냉동배아수가 하나도 안 나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냉동배아수가 없다는 것은 다음 차수에 또 과배란부터 난자 채취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냉동배아수는 내가 다니는 병원 기준 8일 차에 업데이트된다. 당일 아침부터 어플을 몇 번이나 들어간 지 셀 수가 없다.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어플에서 알람이 왔다.

OMG!!! 5개만 나와도 럭키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냉동배아수가 8개나 나왔다.

병원에 바로 전화하여 물어보니 5일 배양 6개, 6일 배양 2개이며 모두 상급 이라고 하셨다. 3일 배양도 감사한데 5일 배양이라니!! 해동하는 과정에서 폐기되지 않는 이상 나에게는 8번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요즘은 냉동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해동하면서 폐기되는 비율은 5% 미만이라고 한다.

시험관의 힘든 과정을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동결이식은 두 번째 생리를 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생겼다. 그 사이에 몸 관리 열심히 해서 꼭 한 번에 착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