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th Jarrett / The Melody At Night
Keith Jarrett
The Melody At Night
다니던 회사 근처에 있기도 했지만
입맛에 맞기도 해서 매일처럼 들리던
커피집이 있었다.
어떤 날은 두 번도 들리고는 했다.
오전 일찍 가는 날은 해장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커피를 만들어주시던 분이 계셨는데
종종 내게 CD를 건네셨다.
쉽게 구하지 못하는 CD는 복사판도 주셨다.
그 ‘시리즈’ 중에서 잊을 수 없는 키스.
병으로부터 회복한 후,
자신을 돌봐주었던 아내를 위해 그는 연주했다.
백 번쯤 듣다 보면,
‘아! 이건 손가락과 팔과 어깨와 가슴, 심장으로
연주한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보통은 바로 들어보는 지현 씨의 CD를,
수년이나 지나서 회사를 두 번이나 옮기고 나서야
짐 속에서 발견했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프레이즈가 너무도
느긋하고 자연스럽다.
저녁 봄바람을 거닐면서 흥얼거리는 것만 같다.
그 어떤 피아니스트도,
트럼펫으로 노래했던 마일즈 데이비스도
‘I Love You, Porgy’를 이 정도
‘정말처럼’ 노래하진 못했다.
마음으로 연주한 음악이란 이런 거구나.
첫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놀랍도록
일정한 깊이를 유지한다. 모두 아름답다.
내 사랑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게 다다.
이렇게 ‘사랑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삿포로의 붐비는 드럭스토어에서 사 온 치약 냄새,
대구 가면 어머니가 구워주시는 연근전,
경산의 형님이 보내주시는 사과,
아버지가 걸어오시는 카카오 무료통화 벨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