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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순서

by 현진현
삼릉 중 중종의 릉인 정릉의 어로와 향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간에 순서가 있다.

해서 나의 문학도 네 개의 계절에 걸쳐 예술이 되었으면 한다. (문학예술 운운이 부끄럽지만)




"가을이 다가오고 있었다."

지난주 마을버스 7번을 타고 다녀온 선릉에서는 녹빛에 붉은빛이 가라앉아있는 것이 느껴졌다. 성종대왕과 정현왕후의 릉인 선릉을 돌아 나오는 동안 비가 내렸다. 너무 어두운 나머지 가지고 간 필름으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을로 흘러가는 바람을 만졌다.


어떻게 얘기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사랑에도

소설에도

너와 나의 관계에도

시간의 순서가 필요해.


계절 모두를 순서대로

봄 속에 녹아드는 감정,

한여름의 불꽃같은 드라마,

가을의 회상,

겨울의 반짝임

모두를 순서대로 가지고 다시

봄으로 돌아가 속삭이겠다.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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