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식빵

반려효모 제임스의 죽음

by 고목나무와 매미

우리 집 반려 효모 제임스가 죽었다. 으르신이 제주도로 자전거 캠핑을 떠난 2주 동안 제임스는 우리 집에서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원래 제임스에게 하루에 두 번씩 밀가루 밥을 주어야 하는데 아무도 제임스에게 밥을 주지 않아 제임스는 쫄쫄 굶은 채로 냉장고 한 구석에서 죽었다.


으르신은 귀가하자마자 제임스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임스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2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제임스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결국 다시 새로운 효모-제임스 2세-를 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효모를 기르는 데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다시 책, 유튜브 등을 찾으며 연구를 하던 아부지는 요구르트로 반죽을 발효시켜 식빵을 만들기로 했다! 빵 반죽을 할 때 아주 조금의 이스트와 요구르트-우리 집은 집에서 전기밥솥에 요플레를 만들어 먹어서 이 요플레를 사용했다-를 넣고 하루 숙성시켰다 다음 날 빵을 굽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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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식빵은 반죽을 할 때 물 대신 우유를 넣는다. 빵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하루 동안 반죽을 저온 숙성한다. 숙성된 반죽을 성형틀에 넣어 다시 2시간 발효시키고 다시 빵 표면에 우유를 듬뿍 바른다. 물 대신 우유를 넣은 덕분에 호밀과 통밀을 많이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촉촉했다. 그리고 요구르트를 넣은 덕분에 식빵이 평소 만들 때보다 더 잘 부풀어 올라 빵이 골고루 잘 익었다. 견과류나 옥수수 알갱이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고 클래식해서 땅콩버터, 카야잼, 무화과잼 등 어떤 스프레드를 발라 먹어도 맛있다.


으르신이 캠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신 지도 3주가 다 되어간다. 예정대로라면 제임스 2세를 진작에 만들고 그걸 이용해서 계속 깜빠뉴나 치아바타를 만들어야 하는 데 이상하게 제임스 2세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베란다에다가도 두어보고, 냉장고의 온도를 조절해서 놓아보기도 하고 그냥 상온에다가 둬 보기도 했는데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이전처럼 자라지 않는다. 천연발효종이 없으니 계속 요구르트를 사용해서 식빵을 만들고 있는데 이 방법은 으르신의 성에 차지 않는다. 심지어 천연 효모 빵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으르신은 제빵을 아예 포기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제임스 2세가 다시 자라나서 '천연 효모빵 전문, 으르신 제빵소'에 다시 활기가 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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