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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더 반가워지는 법

by 올레비엔


사랑은 항상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당연하고, 누군가에게는 어렵다. 기억나기 전부터 당연하게 사랑을 받아온 사람조차도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으로 사랑받는다. 당연하지만 언제나 어렵게 주어지는 것이다.

사랑을 먹고 영혼이 자라나는데, 사랑은 쉽게 받거나, 어렵게 구걸해도 늘 이해하기가 어렵다.

사실 나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있었던 사람이었다. 사랑은 날 때부터 불안정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나가는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항상 초초한 매력을 가진 것이었다. 사랑받는 순간에도 언제 썰물처럼 빠져나갈지 몰라서,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폭풍전야처럼 조마조마한 강력한 힘이었고, 변덕스러움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힘의 논리가 사랑이라고 차츰 생각하게 되었다. 점점 커지는 영원 불변한 사랑은 현실을 모르는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믿었다.


인생에서 처음 영원한 사랑이라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은 강아지 때문에 생겼다. 언제나 집에 돌아오면 넘어뜨릴 듯이 반기는 것을 절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기 강아지의 천진함이라고 생각했다.

‘커가면서 곧 차분해지겠지’

강아지는 당연해지는 법을 몰랐다. 내가 돌아올 때마다 더 반가워졌다. 누구도 점점 더 낯설어지는 법은 없는데, 더 반가워지는 이유가 있다면, 어쩌면 변함없는 사랑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어제처럼 오늘도 달려와 반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일 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서 마루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는 노견이 되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으면서 산책해야 했다. 그러나 그때도 언제나 외출에서 돌아오면, 어린 강아지였을 때처럼 넘어뜨릴 듯이 반겨 주었다. 마루는 점점 더 반가워지는 방법을 알려줬다.


내가 똑같이 마루를 반가워하지 않아도, 바빠서 급하게 방으로 들어가 버려도 상관없었다. 다음날 돌아올 때는 변함없이 더 반가워졌다. 어느 순간부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항상 마루가 기다리겠다며, 서두르게 되었다. 그렇게 영원 불변한 것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에 마루가 대답해 주었다.


"어디갔다왔어?

언제나, 변함없이, 더 많이

반가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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