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옷깃 감아 쥐고
내가 뿌리가 되어
조용히 땅 속 깊이 뻗어나가
줄기와 가지로 당신을 받치며
푸른 꿈을 펼치기를 바랍니다
그 아래서 당신을 지켜보며
뿌리가 된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그 모습만으로도
뿌리는 온전할 것입니다
당신이 어떤 길을 걸으시든
어디로 떠나시든 상관없습니다
굳건한 뿌리로서 당신을 받들며
언제나 당신의 곁에 남겠습니다
폭풍이 불고 비가 쏟아져도
홀로 고난을 견뎌야 하는 당신을
내가 지켜주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위안이 되는 것은
당신의 시련 속에서도
내 뿌리는 변함없이 당신을 받치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뿌리가 되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의 아름다움이
꽃과 향기로 세상을 물들이며
희망과 용기, 사랑을 전하길 바랍니다
풍요와 기쁨이 삶을 가득 채운 후
서서히 사라져가는 당신의 모습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다음 생을 준비하겠습니다
지나온 사랑의 흔적을 가슴에 품고
당신의 찬란한 순간들을 고이 간직하며
당신의 마음을 소중히 하며
당신의 영혼을 부드럽게 감싸
행복의 조각으로 살았다고 외치겠습니다
우리의 짧은 인생을
함께 정리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의 뿌리가 된 것을
커다란 기쁨과 행복으로
기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