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llein Apr 30. 2022

선인장 국숫집

남자는 마음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바닷길을 걷고 있었다. 월령리에 도착했을 때 허기가 왔다. 점심이 가까워오고 있었 문 연 식당이 이지 않았다.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다 문이 있는  발견했다. "선인장 국수". 주변이 선인장 자생지 여서 그런지 선인장 재료가 들어간 국수를 파는 곳 같았다. 식당 안에는 남자가 있었다. 자 앞에는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수 한 그릇과 소주 한 병 놓 있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창백하게 위어 보이는 얼굴. 그는 잔에 주를 따르고 있었다.


식당은 적막했다.  간이 르고 식당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소리가 멈추고 부부가 들어다. 부부 다. 유명 골프웨어 고가 새겨진 으로 맞춰 은 부부는 국수를 주문다. 부는 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남편이 남자 보고 말했다.

" 야? 너 누구 아니니?" 

함께 있던 부인도 더니 가 누구인지 알겠  아는 체를 했다. 남자도 부부가 누구인지  같았다. 

"너, 아직도  먹고 다니니?"

별다른 인사 없이 남편이 남자에게 묻자 남자 

"어~~~ "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겸연쩍게 웃다. 부부는 남자 초췌하고 부스스한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는  남자 앞에 놓여 있는 소주병을 보 개를 저었다. 


들은 한 동네에 살았던 사이 같았다. 그들의 대화는 방적이었다. 이야기 부부 했다. 부는  예전  얘기하며 남자 질책는 투로 말했다. 남자는 듣기만 했고 부부의  말이 길어지면 먼 산을 보듯 부부와 시선을 어중간하게 피하야원 얼굴 어색한 웃음 .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었지만 그들 대화에서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은 남자는 어떤 이유로 마음의 큰 상처를 입어 술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부부는 남자에게 자신들이 사겠다며 음식을 더 주문하라고 했다.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음식이 나오자 부부는 고향에서 먹는 음식이 최고라  국수를 먹었다. 식사 끝나자 남자에게  이제 술 좀 그만 먹으라는 말을 남기고 분주히 자리를 다. 부부의 말에 자는 또다시 어색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부부가 떠나 식당은 고요. 부담스럽게 반짝였 골프웨어 로고도, 반쯤 열린  사이로 보이던 부부 자동차도 보이지 다. 모든 것이 부부가 오기 전으로 돌아갔지만 남자는  보였다. 으로 표는 나지 않았지만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간 황량한 바다처럼 모든 것이 엉망이 된 헤집어진 마음일 것 다. 남자어떤 이유로  상황이 되었는지 모른다. 러나 누가 보아도 힘들어 보이는 그에게 질책만 있었을 뿐 위로는 없었다. 초췌하지만 덥수룩한 수염 안에 가려진 해 보그는 마음 아픈 하얀 새 같았다. 멀리까지 날고 싶지만 너무 아파 날수 없는. 희망 없이 포기 남아있 것 같은 그의 모습 애처로웠다.


여전히 식당 안은 적막이 흘렀다.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언제부터 켜져 있었는지 모를 벽에 걸려 있는  TV에서 반듯하게 정장을 입은 아나운서정오 뉴스를 보내고 있었다. 남자 앞에 놓인 국수 더는 김이 올라오지 않. 남자는 턱을 괴고 무심한 표정으로 TV를 보고 있었다. 


 TV를 본다. 도 TV를 본다. 턱을 괴고 있는 남자의 가는 손목이 해풍에 생채기 난  나무처럼 앙상하다.  나 시선은 TV를 향해 있다. 그러나 시선은 무의미했다.  없어 보여도 선함을 느낄 수 있 그의 마음의 멀건 허공 맴고 있었. 남자는 퍼 보였다. 하얀 살갗 선인장 가시 핏 방울이 맺 것처럼. 남자 마음 붉게 물들있었.

         

이전 04화 서쪽 가는 길에 만난 그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