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주 여행 9/12

갑자기 모든 소리가 죽어버린 듯이, 여행 중 처음으로 꺼낸 것

by ON DISPLAY

제주 2주 여행의 네번째 게스트하우스는
협재 해변에서 가까운 1미리 게스트하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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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리 라는 것은 인테리어를 전공한 사장님이
업계에서 1미리의 오차까지 다룬다는 의미로 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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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깔끔하게 개조한 이 곳 숙소에서
2주 제주 여행 중 가장 많은 사람들과
매일 저녁에서 새벽까지 다양한 추억을 만들었다.








협재 해변에서 바라보는 비양도는 언제나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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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비양도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수우동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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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우동은 방송매체에 노출되어 인기가 많은 가게였다.
원래는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적어두어야 하는데
내가 도착한 시간대에 한 팀이 늦게 온다고 해서
운 좋게 바로 입장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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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자작냉우동은 11,000원이었다.
기본적으로 자루붓카케우동에
치쿠(어묵튀김)과 반숙튀김이 올라간 형태였다.
쫄깃한 면과 적당히 짭짤한 맛의 국물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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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만 먹기엔 조금 아쉬워서 모듬튀김을 주문했다.
가격은 6,000원.
의외로 굉장히 맛있었다!
튀김옷이 얇아서 재료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꽈리고추와 브로콜리, 깻잎이 아주 좋았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금능 쪽으로 갔다.
갑자기 모든 소리가 죽어버린 듯이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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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기다리고 있는 듯한 카페 닐스.
낡은 제주집의 외관을 그대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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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나처럼 그런 취향을 조용히 즐기러 온 듯한
젊은 여행자들이 자신만의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카운터에 서서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했다.
산미가 강한 부룬디 야기카와 드립커피는 6,000원,
브라우니 1/2은 3,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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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과 안 어울리는 이케아 테이블에 앉아
역시 이케아 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느린 템포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었다.
맥북을 꺼내 여행글을 조금 썼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를 리필해서 마셨다.
창 밖으로 내가 딱 좋아하는 흐린 하늘이 보였다.








흐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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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져온 무채색 우산을 여행중 처음으로 꺼냈다.
금능에서 협재까지 해변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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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같은 곳에 도착했지만
두개의 동상이 없어져 같은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일년이란 시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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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색의 우산을 든 학생들이
나와 반대 방향으로 해변을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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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많았던 협재의 사람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모래 주머니들의 숫자가 더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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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기 전 우산을 접고 뒤를 확인하니
얆은 백팩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읽고 있던 소설책이 많이 젖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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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릴 곳을 지나쳐 애월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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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방향으로 건너가 버스를 기다릴까 했지만
곽지 해변은 다음 날 맑을 때 가보기로 하고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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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가 없어진 몽상드애월 옆에
새로 생긴 베이커리 카페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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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잠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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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가 지키고 있는 서촌제에 도착했다.
서촌제는 서울 촌놈 in 제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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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의 대표메뉴인
두부 품은 흑돼지 돈까스(12,000원)을 주문하니
경양식 레스토랑처럼 스프와 샐러드가 먼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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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돈까스 위에 올린다는 발상과
양이 푸짐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특징이 없는 평범한 맛이어서 아쉬웠다.








살짝 그쳤던 비가 거친 바람과 함께 더 세차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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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앤트러사이트는
굳은 날씨임에도 굉장히 손님이 많았고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날 것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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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블렌드 브루잉 커피(5,000원) 중
가장 아래의 윌리엄 브레이크로 선택했다.
한참 뒤 커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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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이 낮고 의자가 쇠덩이 같아
다리위에 맥북을 올리고
다음주 촬영할 스튜디오 공간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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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한 나쓰메 소세키가 산미가 강해
내 입맛이 더 맞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원두가 생긴다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비가 그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비는 여전히 그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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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길에 이름이 마음에 들었던 스낵집.
명랑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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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떡볶이가 유명했지만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서
일반 떡볶이(4,000원)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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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매우면서 많이 달달한 맛의 떡볶이.
어릴 적 살던 동네에서 먹었던 그 맛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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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벼 먹으니 별미 요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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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떨어진 빵집을 찾아 걸었다.
하교 시간대의 동명리는 몸을 움추린 아기 고양이처럼
작고 아기자기한 동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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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인 이익새 양과점에 도착.
간판의 일본어처럼 케이크를 판매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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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와 치즈 파운드 케익을 각 4,000원에 구입했다.
아쉽게도 밀크티는 품절 되었다.
역시 아쉽게도 숙소에서 먹어본 케익은
생각했던 밀도보다 높아 퍽퍽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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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근처의 아트숍 키리코과
일본 가정식 요리집인 다람쥐 식탁에서
이익새의 귀여운 일러스트를 더 즐길 수 있었다.




다음날

조식을 먹고 이익새양과점의 말차 케익을 먹었다.
치즈보다는 말차가 더 괜찮았다.








제주 2주 여행

작년 1년간 매달 일요일에 한 번씩 제주에 내려와
제주도 해변을 시계 방향으로 걸으며
<SUNDAYS>라는 연작 사진을 촬영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작업들이 아직 남아있는 채
지난 10월 말, 다시 한 번 제주를 찾았다.
이번에는 2주(실제로는 15박 16일)라는 긴 호흡으로.

다시 제주 한 바퀴를 돌며 2주 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은
작년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곳,
작년 날씨가 아쉬워서 다시 촬영하고 싶은 곳,
해안선 위주의 동선이라 갈 수 없었던 중간 산 지역,
그 사이의 식당과 카페들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SUNDAYS_10_14-2.jpg SUNDAYS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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