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1962년에 개봉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OST로 잘 알려진 “문 리버(Moon river)”를 자주 듣는다. 이 곡은 주연배우인 오드리 헵번의 음역대에 맞춰서 작곡했다고 한다.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창문에 걸터앉아 통기타를 치며 부르는 햅번(홀리 고 라이틀리 역)의 모습. 노랫소리에 윗방의 무명작가가 타자를 치다 말고 창문을 열어 내려다보는 조지 페파드(폴 역)의 그윽한 눈길. 신분 상승을 꿈꾸는 한 여성이 진실한 사랑을 발견해 가는 영화의 줄거리 중 한 장면이다.
https://youtu.be/1 KFSfoBIgcg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달빛이 흐르는 아주 넓은 강
I'm crossin' you in stylesomeday
언젠가 나는 당신을 멋지게 건널 거예요
Oh, dream maker, you heart breaker
꿈을 이루어 주기도 하고 마음을 아프게도 하는 당신이죠
Wherever you're goin', I'm goin' yourway
당신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나는 당신을 따라갈 거예요
Twodrifters, offto see the world
세상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선 두 표류자들
There's such a lot ofworld to see
세상엔 보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We're after the same rainbow'send
우린 같은 무지개의 꿈을 찾아 헤매고 있죠
Waitin' round the bend, my Huckleberry friend
강의 굽은 곳 근처에서 기다려요. 나의 소중한 친구여
Moon river and me`
달빛이 흐르는 강 그리고 나
비 오는 가을밤에 문 리버(Moon river)를 첼로 연주로 듣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한없이 낮고 깊게 흐르는 첼로 소리와 빗소리에 빠져본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먼지 쌓인 흑백사진 앨범을 들춰 보고 싶고, 담배 연기 자욱한 음악다방의 한 귀퉁이가 생각나고, 밤 11시만 되면 귀를 쫑긋거리며 들었던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 시그널 뮤직 (Adieu, Jolie Candy)과 구수한 목소리가 왜 이리도 그리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