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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un 12. 2024

너를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네가 내 시야에 들어 있어서.


눈을 감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네 눈동자에는 내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내 눈동자는 한 순간도 빠짐없이 너로 가득했다.

너는 나의 일상이었다.


하고 싶던 말을 애써 전부 삼키고

너를 다만 바라보았다.


네 싱그러운 환희와

가끔 던져진 조약돌에 생겨나던 작은 일렁임과

언젠가 네 얼굴에 스치던 쓸쓸함까지도

나는 다만 바라보았다.


내 눈은 언제고 무너질 듯 흔들렸고

종종 말라 비틀어질 만큼 비를 쏟았지만

너는 단 한 번도 알아채지 못했다,


너의 눈은 나의 눈을 응시하지 않았으니까.

네 그 맑고 예쁜 눈은

언제나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나는

내 두 눈을

감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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