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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Oct 08. 2019

글을 비공개로 쓰고 있는 당신에게

나만 보고 싶은 글도 공개적으로 써야하는 이유

나는 글쓰기 프로 '권유'러다. 만나는 사람마다 혹시 브런치는 하는지 글쓰는 건 좋아하는지 물어본다. 요즘 만나는 분들 대부분이 독서모임을 하면서 글을 쓰는 게 습관이 된 분들이라 이런 얘기할 일이 줄어들긴 했다. 그렇지만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보면 '그냥 질러도 세상 안무너지는데...내가 응원해줄 수 있는데..'와 같은 오지랖이 발동한다. 나는 왜 이렇게 글쓰기에 빠진 걸까 생각해봤다.


작은 성공경험

글쓰기를 못하던 학생에서 1년 후 글쓰기가 재미있어진 사람으로서 그 작은 성공경험이 나에게 너무 컸다. 고등학생 때 국어교사였던 담임한테 글을 못쓴다는 얘기를 들은 후였는데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 교내 논술대회에서 상을 받아서 더 놀라웠던 거 같다. 사실 상을 못받아도 나는 글쓰기에 재미붙인 후라서 솔직히 상관이 없긴 했다.


쉽다

그저 처음에는 수다떨듯 의식의 흐름대로 막 싸질러도 된다. 내가 100만 팔로워인 인플루언서도 아니고 이웃이 두자리 숫자이거나 별로 공개적인 글쓰기를 한 적이 없다면 내가 무슨 글을 쓰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 글에 대한 판단보다 그저 기록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손을 움직이면 된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생각이 많으면 집중이 안되는데 글로 쓰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정리가 되어 해결된 경우도 많다. 생각이 너무 많거나 업무효율이 떨어진다고 하면 글쓰기로 해결될 수 있다. 고1 무렵부터 글을 쓰고 있지만 아주 가끔씩만 글을 썼었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서평을 포함해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1일1글을 안하면 찝찝할 정도다.





이렇게 주절주저리해도 어차피 안할 사람은 안한다. 그러니 내가 열을 올릴 필요없다는 건 안다. 그래도 내 성격상 그게 쉽게 포기가 안된다. 이런 내가 나도 참 피곤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데 나는 그게 왜 잘 와닿지 않는지 모르겠다. 감정 면에서는 누구보다 공감을 잘하지만 사고의 차이는 이해하기 어려운건 왜일까.

뇌는 생존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나 새로운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무엇이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인식하며 변화를 회피한다. 지금 중대한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기본적으로 뇌의 기준선은 '고장 나지 않았으면 고치지 마라'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당면한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급급함이 아니라 생존의 수준에서 '번영'의 단계로 삶의 방식을 업그레이드하려는 개방성이다. - 마이크 베이어 '베스트 셀프' p.90


내가 누가 보지 않아도 공개적인 글을 계속 쓴 이유는 나도 누군가의 글에서 위로나 기분좋은 에너지를 얻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도 안보는 글을 계속 쓰는 것도 맥이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내 서랍속 일기장이나 비공개 블로그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 누군가가 우연히 내 글을 보고 용기가 생겼다거나 감사의 인사를 건넸을 때의 흥분을 잊을 수 없다. 그걸로 다시 글을 쓸 힘을 얻었고 그런 반응이 없더라도 어차피 비공개로 쓰려던 글이니 별 신경을 안쓰고 계속 쓰면 된다. 사람마다 상황따라 느끼는 감정도 다르고 떠올리는 것도 다른데 그 공감대형성을 위한 기회를 날린다는 건 양쪽 모두에게 너무 아깝다. '눈앞의 멋진 풍경을 공유할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일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쓰는 것보다 내 글을 쓰면서 내가 내 생각을 다듬어나가고 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생각하는 쪽이 훨씬 재미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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