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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솔 Oct 17. 2024

형벌(刑罰)

코카서스 산에 누워


인간에게 불씨를 가져다줬다는 이유로

코카서스 산에 묶인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헤라클레스가 그를 구해낸 자리에

나는 누워 있네.


겹겹이 얼룩진 피와

독수리가 먹다 남긴 너덜거리는 간을

등으로 닦고, 또 닦으며


스스로에게 내린 형벌을 만끽하는

눈앞에 보이는 건


언제든 활강을 준비하는

여덟 마리 독수리가 그리는 커다란 원.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둥그런 먹구름이

원 한가운데 자리 잡는 순간, 너의 눈과 닮아 있다고 느꼈네.


아아, 나는 이 형벌을 끝낼 수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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