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었다.
한 사람이 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와 가득 채운 것은.
만난 지 단 하루 만에 생긴 변화.
아픔의 접점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그 한마디,
힘들었던 경험을 담담히 풀어놓는 모습에 깊은 동질감을 느꼈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쉽게 잠에 빠지지 못했다.
멈출 수 없는 격정이 나를 지배했다.
분명 언젠가 느꼈던 감정이었는데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기억해 냈다.
사랑, 사랑을 느낀 것이다.
다시는 쓸 일이 없다고 믿어 내버려 둔 심장이
강약을 달리하며 미친 듯 뛰고 있음에,
의심은 확신의 옷을 입었다.
2018년 8월, 제주도의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