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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솔 Sep 15. 2024

불(火, 不)

4월 1일, 새벽 2시 47분


이미 자정을 한참 넘은 밤임에도

내 마음은 한낮과 다름없이 밝습니다.  


그대라는 불이 꺼지지 않는 까닭입니다.


언제 불이 켜졌는지 가만히 돌이켜 봅니다.


잘 통했던 대화,

잠깐의 눈 맞춤,

우연한 손 끝끼리의 스침.


아, 그 모든 것이 발화(發火)의 시작이었습니다.


8월 16일, 새벽 3시 31


몇 달이 지났건만, 불은 다만 그 밝기를 달리할 뿐

꺼지지 않았습니다.


풀벌레들도 울음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고요히 그대를 바라봅니다.


불을 끌 줄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나를 보며 웃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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