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새벽 2시 47분
이미 자정을 한참 넘은 밤임에도
내 마음은 한낮과 다름없이 밝습니다.
그대라는 불이 꺼지지 않는 까닭입니다.
언제 불이 켜졌는지 가만히 돌이켜 봅니다.
잘 통했던 대화,
잠깐의 눈 맞춤,
우연한 손 끝끼리의 스침.
아, 그 모든 것이 발화(發火)의 시작이었습니다.
8월 16일, 새벽 3시 31분
몇 달이 지났건만, 불은 다만 그 밝기를 달리할 뿐
꺼지지 않았습니다.
풀벌레들도 울음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고요히 그대를 바라봅니다.
난 이 불을 끌 줄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나를 보며 웃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