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솔 Sep 12. 2024

온기(溫氣)로 된 옷

35℃, 습도 78%


8월, 내가 있는 곳의 날씨야.

흐리지도 않아서 가릴 그늘 하나 없네.


그거 알아?  훨씬 더워.


너의 온기로 촘촘히 짠 코트를 입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더우면 벗으면 되지 않냐고?

맞아, 간단해.


그런데, 이 코트는 특별해서

벗으면 바로 사라지거든.


혹시 솜사탕 만드는 모습 본 적 있어?

엄청 가느다란 실들이 빼곡히 모여 솜사탕이 되잖아.

그걸 역재생한다고 생각하면 돼.


벗으면 코트가 실가락처럼 하늘거리며

잡을 새도 없이 날아가 버려.

그래서 더워도 계속 입고 있는 거야.


어때, 이해가 좀 되었어?

걱정 마! 겨울에는 정말 유용하니까.


그러니 지금처럼, 내게 온기를 건네어줘.








이전 04화 침묵(沈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