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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미래 Jul 12. 2024

미래에 대해서.

나의 이름은.

일반인J, 내 이름은 '미래'이다. 흔히들 알고 있는 먼 앞날을 의미하는 미래는 아니다.

아름다울 미, 올 래.

아름다운 미래가 나에게 오기를 바라는 엄마의 야무진 바람에서 탄생했다. 나는 내 이름을 퍽이나 사랑한다.


어릴 땐 내 이름이 정말이지 너무 싫었다. 받침과 모음, 자음이 조화를 이뤄 글씨를 썼을 때 예쁜 다른 친구들의 이름과 다르게 내 이름은 받침 하나 없이 투박해 보이기 짝이 없었다. 미술시간에 지우개에 이름 모양을 조각해 도장을 만드는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이름이 단순한 내가 1등으로 끝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때만큼은 평소엔 간절히 바랐던 1등이 명예롭지 않았더랬다. 그리고 교과서에 미래라는 단어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인지, 사회시간이나 국어시간만 되면 교과서 본문에서 내 이름이 튀어나와 친구들이 큰 소리로 웃으며 놀릴까 봐 겁이 나곤 했었다. 이름이 싫어서 운 적도 여러 번이다. 대학에 와서는 독특한 이름 덕에 교수님들이 내 이름은 외울 필요도 없이 기억해 출석을 부를 때 내가 대답하지 않아도 '미래는 여기 있네'라고 알아서 출석 체크를 해 주곤 하셨다.  


성인이 된 지금은 내 이름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의미도 의미인지라 내 마음에 쏙 드는 나의 것이 되었다. 나는 내가 가진 것 중 사랑하는 것이 별로 없다. 작은 키와 까무잡잡한 피부, 짧은 팔다리까지 정말이지 내 눈에는 총체적 난국이다.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점이 더 잘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이름은 사랑해 마땅할 만큼 찬란하고 소중하다.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내 외모 대신에 내 내면을 밝혀 주는 독특한 이름이 있어서 참 좋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은 나에 대한 애정과 믿음으로부터 나오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미래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준 나의 이름이 늘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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