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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성 Aug 30. 2023

산전산후2

산전관리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은 아기와 만나기 위한 행복한 과정이지만, 아기의 체중과 양수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긴 여정이 결코 만만치는 않다.


특히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와 정서적 적응은 여성뿐만 아니라 태아의 신체적 성장 및 정서적 측면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시기적절한 산전 관리가 꼭 필요하다.


이러한 산전 관리는 임산부가 건강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으며,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과 바람직한 출산 결과를 위한 예방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산전 관리의 중요성은 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으며, 출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산전 관리의 질을 제시하였다. 국내에서도 임산부의 산전 관리가 바람직한 출산 결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1985년에 ‘출산을 위한 적정 기술(Appropriate technology for birth)’회의에서 모든 여성들이 적절한 산전 관리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산전 관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인 요인들이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여성들이 산전 관리의 계획, 수행, 평가의 모든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임산부들은 분만 과정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어떤 불안감과 분만 시 진통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날이 갈수록 더 긴장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분만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분만 중에 임산부 자신의 역할을 포함한 산전 교육이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주산기 건강 검진의 결과만 듣는 형편이라 임산부들의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인 요인들을 고려한 산전 관리 및 교육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보고된 연구에서도 임산부들이 관련된 지식을 얻은 경로가 의료기관의 의사나 간호사를 통한 경우는 9.8%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임산부들은 가끔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자신이 슬픈지도 모른 채 슬픔에 잠겨있다.


임산부들에게는 모성으로서의 새로운 역할긴장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뽑아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임신과 출산이라는 신체적 경험 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변화를 오롯이 혼자서 감당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핵가족화로 인한 가족구성원 수의 감소는 지지체계의 부족을 경험하게 하여 산전 우울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최근 국내의 산전 우울 유병률은 20~25%로 보고되었고, 임산부들은 산전 우울을 모성으로서 감당해야 할 몫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임산부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눈치를 챈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임산부들에게도 함께 비를 맞아줄 든든한 가족이 있다.


배우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산전관리가 될 수 있으며, 임산부들의 자기 효능감과 분만 자신감을 형성하는 데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 스틸컷

“우린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항상 함께 시간 여행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우리의 하루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이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이러한 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고 소중하지 않을까?


따라서 임산부들에게 최고의 산전 관리는 배우자와 함께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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