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웨이브 Jul 31. 2022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인생의 결승점은 인간의 수만큼 존재한다.



  '느린 즐거움'에 대해 계속 이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단지 빠름, 느림 중에 느림이 즐겁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삶에 있어서 각자의 속도가 있고 그 속도는 내가 생각하기에 '빠름'보다는 '느림'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속도 아닌가 생각한다.


각자의 느림은 다르다.
인생의 속도는 인간의 수만큼 존재한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오래전에 일본의 Recruit사의 광고 영상을 보고 깊이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달려가면서 공부하다가 우연하게 보게 된 영상이었다. 인생을 비유할 때 마라톤과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길고 고된 길을 홀로 뛰어가는 '마라톤'과 녹록지 않는 '인생'은 닮은 곳이 있다. 누군가는 마라톤이 삶 자체이며 인생의 모든 순간을 담고 있다고도 하지만 이 광고 영상에서는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고 한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누가 결정한 코스인가? 누가 결정한 결승점인가? 어디를 달려도 좋다. 어디를 향해도 좋다. 자신만의 길이 있다. ... 길은 하나가 아니다. 결승점은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수만큼 존재한다. 모든 생명은 굉장하다. 누가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했는가?
- 일본 Recruit사 광고,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마라톤은 육상경기의 한 종목으로 42.195km를 달리는 초 장거리 경주를 말한다. 현존하는 달리기 종목 중 그 거리가 가장 긴 종목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로 경주하듯 어떠한 결승점을 향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며 나아가고 있다. 출발점도, 출발시간도 다르기에 결승점에 도달하는 시간은 모두 다르겠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모두 그러할까? 그래야 할까?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말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모두의 시작점과 시작시간이 다르듯이 결승점도 다르다. 그리고 결승점을 향해가는 방향과 속도도 모두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하나 각기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 대해 고민하고 고민해서 더 알아가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KQHsUM3Po


이 영상은 꼭 끝까지 보셨으면 좋겠네요 :)



빨라도 다른 방향이라면



  약속이 있을 때 웬만하면 미리 나가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며 걷는 편이다. 이미 가봤던 곳이라도 오랜만에 가면 가게도 바뀌어 있기도 하고, 새로이 건물들과 공원이 생겨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날도 도착해 주변도 산책할 겸 미리 약속 장소로 가는 중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 약속시간보다 30분 정도 전에 도착하는 시간이었다. 요즘은 브런치에서 관심작가들의 글을 보고 소통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신나게 글을 읽고 좋아요와 댓글을 달고 구독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브런치에서 놀다가 지나치던 역 이름을 보니 전혀 다른 곳이었다. 반대 방향으로 지하철을 탄 것이다!! 다행히 약속시간에 늦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산책은 무산되었다. 미리 출발했지만 방향이 전혀 달랐기에 나의 여유로운 시간도 사라지고 마음만 급해졌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나는 빠르게 가고 있다고, 여유 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향 자체가 틀리다면 과연 빠르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누군가가 정해버린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뒤늦게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느라 더 느려지는 건 아닐까?







  삶의 속도가 의미가 있으려면 목적지와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그 방향과 속도는 스스로 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정해줄 수는 없다. 그것을 찾기 위해 조금은 느리게 스스로를 바라봐야 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KTX 차창 밖의 사물을 자세히 볼 수 없듯이, 나의 속도에 어느 정도의 느림이 있어야 나에게 중요한 것을 지긋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과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







매거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느린 즐거움> 관련 글


https://brunch.co.kr/@uniquelife/23


https://brunch.co.kr/@uniquelife/12


이전 02화 삶의 속도를 튜닝하는 걷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