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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

예열 상태에 그칠 때

by 옹봉

때때로 인생을 새로고침 하고플 때가 있다

내가 나로서 사는 것이 버거울 때

내 안에 너무 많은 이들이 들어앉아 소리 내 떠드는 바람에

어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지 모를 때

거울 속 내가 낯설 때

길을 잃은 것만 같을 때

와중에 내가 어디로 가던 참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

자꾸만 멈춰 서서 왈칵 눈물을 쏟아내고 싶을 때

그마저도 마음처럼 되지가 않을 때

가슴속에 정체 모를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을 때

그러나 늘 예열 상태에 그칠 때

폭발하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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