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래 이렇게 계절 변화에 민감했었나 싶어, 나이가 드니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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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스무 살 어릴 적엔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아 계절이 바뀌어도 잘 모르고 지나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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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매일 똑같은 풍경, 똑같은 일, 똑같은 사람 속에 살고 있다 보니 달라지는 하늘이 너무 새로운 거야"
출근길 잠깐 맡는 가을의 냄새가,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 공기가, 찰나의 순간 아름답게 휘몰아치는 노을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해 질 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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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가져다주는 오묘한 색채를 넋 놓고 바라보게 되는 건. 순간을 놓칠세라 길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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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단조로운 삶에 자연이 주는 조용하고 따스한 위로 같아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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