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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이팀장 Jul 12. 2020

회사에서 야근은 필요악이다?

꿈꾸는 이상적인 회사 #3


내가 사회에서 첫 발을 디딘 회사는 금융계 회사였다.


입사 후 처음에 배정된 팀은 여자 직원들이 다수였던 팀이었는데, 그 팀에 있던 6개월 동안은 야근이 없이 칼퇴근하는 분위기여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처음 일을 배우는 입장인 나에겐 가끔의 야근은 내 스스로의 선택이었지만, 그것은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이었기에 팀에서 혼자 하는 야근이었지만, 열정적이고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다.


6개월 후 다른 팀으로 인사이동이 됐는데, 새로운 팀은 회사에서 회사 업무를 총괄 역할을 하는 회사 내 메인 팀이었다.


하지만 나의 두 번째 팀은 첫 번째 팀과는 퇴근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남자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본부에 속해있는 팀이다 보니 일을 함에 있어 수직적인 문화였고, 야근도 거의 매일 대부분의 직원들이 했다.



나의 두 번째 팀에서 처음 야근을 할 때에는 당연히 할 일이 많았기에 야근을 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업무에 익숙해지고, 야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업무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는 일들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비자발적인 야근은 계속됐었다.


그 당시 부장님, 팀장님을 비롯해 상사분들은 야근하는 것을 당연시했었고, 윗분들이 야근을 하니 나 같은 주임, 대리급 직원들이 저녁에 다른 약속을 미리 잡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오히려 가끔씩 일찍 퇴근하는 날이 있으면 그날을 감사해 했다.


만성적인 야근이 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업무시간에 타이트하게 일을 하지 않고 야근을 위해 일을 남겨두는 습관이 그 당시 생겼었는데, 어차피 야근할 텐데 내가 업무시간에 일을 열심히 해서 미리 끝내놓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에 속해있던 직원들도 같았다.


내가 첫 회사에서 이런 경험을 한 후, 내가 관리자가 되면 직원들을 업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일을 하게끔 여건을 만들어주고, 퇴근시간은 지켜줘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10명의 팀원을 둔 팀장이 됐고, 사회 초년생 시절 다짐했던 대로 우리 팀에서는 칼퇴근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내가 일이 남아 있어도 퇴근 시간보다 5분 전에 보통 퇴근을 하는데, 팀원들이 퇴근할 때 관리자인 나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나는 그 남은 일을 집에 가지고 와서 그날 저녁 또는 다음날 새벽시간에 마무리를 하는데, 이것은 내 스스로의 선택이기에 이것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다.


난 회사 내에서 업무 자유도가 95% 이상이다 보니 업무시간 내에 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팀원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가 아닌 직원들은 퇴근시간이 일정해야 그 이후의 일정들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 운동을 좋아하면 운동시간을 퇴근 후 일정 시간으로 예약을 하거나, 무언가 배우더라도 퇴근 후 확정된 시간대로 예약이 가능하다.



난 우리 회사의 퇴근시간인 오후 5시 이후의 시간은 온전히 직원들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들이 휴식을 마음 편히 취할 수 있고,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난 그런 직원들의 취미생활이나 휴식들이 리프레시가 돼서 팀원들이 업무시간에 더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표나 관리자는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야근은 자발적이다. 하지만 대표나 관리자가 야근을 하면 직원들은 일이 없어도 관리자의 눈치를 보고 대표가 저렇게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퇴근해도 될까? 나를 일이 없는 사람으로 보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직원들이 할 수밖에 없다.



일이 많은 것을 어떡하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대표나 관리자의 업무 관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에 비해 회사에 일이 많다면 업무시간 내에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끔 여건을 마련해 주고, 그것으로도 안될 때에는 새로운 직원을 충원해 줘야 한다.


업무시간 내에 직원들이 모든 역량을 다해 일을 했음에도 일이 소화가 안된다면, 기존에 있는 직원들의 시간을 더 투여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직원을 충원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야근이란 것은 일시적으로 필요하면 할 수 있다. 다만 만성적인 야근 분위기가 회사 내에 형성이 되고, 일부의 직원들이라도 비자발적인 야근을 하기 시작할 때 업무시간 내의 업무 효율은 떨어진다.



내가 회사 내에서 리더로 키우고 있는 한 직원에게 몇 달 전 나와 같은 노트북을 사줬다. 올해 그 직원에게 MD 리더를 맡겼는데, 처음 맡는 관리자 직책이다 보니, 본인 업무도 해야 하고 MD 파트 일을 전체적으로 보는 일도 해야 하다 보니 조금씩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것을 내가 확인해서였다.


이젠 그 친구도 일반 팀원이 아닌 MD의 리더가 됐으니 다른 직원들이 그 친구가 퇴근을 하지 않으면 다른 MD들이 눈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퇴근 시간인데도 일이 다 끝나지 않았으면 집에 가서 노트북으로 업무 마무리를 하거나 아침 일찍 출근해서 마무리를 하라는 의미였다.


일반 팀원이 아닌 관리자는 책임과 권한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것에 맞게 회사에서 보상해 주고 있다면, 그만큼 일반 팀원보다 희생하고 더 일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당연하다.


관리자마다 성향이 다르고, 정답은 없기 때문에 사실 내가 이렇게 우리 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출퇴근 문화가 가장 효율적이라고는 확신할 순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만성적인 야근은 비효율적이 될 가능성이 높고, 관리자가 아닌 일반 직원들의 야근은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직원들의 야근뿐만 아니라 대표분들이나 관리자분들의 야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만성적인 야근으로 계속적으로 일을 하다간 20대 때에는 혈기왕성함으로 괜찮지만, 30대에는 운동으로 키운 체력으로 버티다가, 40대에는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을 하는 것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100세 시대에, 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는 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만성적인 야근은 개인적으로 건강에 독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을 정리해서 솔직하게 얘기하겠다.


개인적으로 난 야근이 싫었고, 지금도 좋아하지 않고, 또한 비자발적인 야근으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많이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근은 비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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