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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트루 Mar 23. 2018

17. 편의점 알바 김씨와 '그때 그 손님' #2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입니다.



정적을 깨고 열두세 살 즈음 되어보이는 여자아이들이 편의점으로 들어온다.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카운터 맞은 편의 장난감 코너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만지작만지작 하던 그 친구들은 얼마 되지 않아 조그만 장난감 하나를 계산대로 올려놓다. 그런데 갑자기,




툭.




둔탁한, 언제 들어도 기분이 확 상하게 되는 그 소리. 한 친구가 계산대로 카드를 내팽개치다시피 던진 것이다. 



이야......



어쩌면 그렇게도 우리 편의점의  나이드신 어르신 손님들의 모습과 똑같던지. 종종 직원의 기분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돈이나 카드를 계산대로 던져버리는, 그 모습 판박이로구나. 참 잘 배웠네 우리 친구.









어쨌든 계산은 고.


갑자기 물건을 집어드는 아이의 주머니에서 동전이 떨어져 방금 카드를 내던졌던 아이의 발앞으로 떨어진다. 뭐 보나마나 허겁지겁 주워서 "내꺼!" 하며 장난을 치겠지. 마치 내가 어릴 적 친구들과 그랬던 것처럼.






그런데 이 친구, 그 동전을 발로 걷어차며 말한다.


"야! 니꺼니까 가져가!"









출처: 네이버 웹툰 <이말년 시리즈>


내가 어릴 적에만 하더라도, 길에서 백 원 짜리 동전을 발견하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행복했는데(오백 원 짜리는 로또당첨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치 동전이 더럽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그 어떤 것이라는 식의 저 태도. 




에이~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뭐~




하며 그동안 어른들이 참 자알~ 가르쳐놓으신 티가 나는 친구로세.


차암 자알~ 자랐다 우리 친구! 허허허...












이렇게 미래의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들은 또 늘어간다.


1. 직업에는 귀천이 없으며, 계산을 할 때에 카드나 현금은 직원분의 손에 쥐어드릴 것.

2. 100원 짜리 동전이 모여서 100억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돈을 소중하게 다룰 것.








아참. 이런 입 바른 소리를 하기 이전에 나부터 어른이 되어야겠구나.


미안하다 얘들아. 어른들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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