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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리그레이스 Oct 22. 2023

3장. 나의 민낯을 만난 가을, 세번째 이야기

8화.배려도 인제 그만, 미안해 

3장. 나의 민낯을 만난 가을, 세번째 이야기 




8화.배려도 인제 그만, 미안해 


친정집에서 산후조리 100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날, 토브랑 같이 집 앞 산책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아기 띠를 하고 버스를 타고 장을 보고 왔다 갔다를 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가장 먼저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바로 미안합니다. 라는 말이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그 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이 아차 싶은 순간이었다. 바로 내 앞에 아기 띠를 하고 모든 말을 듣고 있는 토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미안하다는 말을 우리 토브가 가장 많이 듣고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쓰던 미안하다는 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필요할 때만 쓰도록 말을 아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우리 토브가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미안해’라는 말이 되지 않으려면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과를 먼저 하는 나의 대화 습관부터 바꿔야 했다. 내 안에 작은 불씨가 피어오르듯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이 서기 시작했다. 미안하다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상황을 판단하고 지혜롭게 말하는 법부터 배워가기로 했다. 이런 생각을 하기까지 나 혼자였다면 변화를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 아이가 세상 속에서 좀 더 당당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을 원하다 보니 내가 변화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되는 과정은 나를 온전히 바라보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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