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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이모 Jul 23. 2024

할머니의 역사

굳이 제 미래가 궁금하다면.




<할머니의 역사>


뭐가 달라지겠어

할머니가 돼도

나는 장미꽃을 보면

눈을 감고 향기를 들이켤 거야

기르는 개랑 툭탁툭탁

장난을 칠 거야

친한 친구들과 키득거리며

맛있는 걸 먹으러 갈 거야

뭐가 달라지겠어

새로 산 청바지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고

거울 앞에서

씰룩씰룩 엉덩이를 비춰 보고

거울 속의 나에게

키스도 할 거야

연극을 보다 눈빛이 근사한 배우한테

푹 빠지는 건 당연해

뭐가 달라지겠어

새로 나온 책이 뭐 있나

새로 개봉한 영화가 뭐 있나

더듬더듬 검색하겠지

좋아하는 가수 티켓값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며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겠지

쪼글쪼글 희끗희끗하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 시, 김개미, '나란 할머니' ,

<미지의 아이>(문학동네, 2021)






여태껏 볼품없는 저의 소소한 브런치에 들어와

<그날의 마음 자국>을 읽어 주신 독자님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쓰지 않으면 불안해 서글퍼지는 마음을 달래 보려

끄적인  하루가 여러분께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잊힌 하루가 밀린 숙제처럼 쌓이지 않도록,

그때 그 마음을 돌아보기 위해

자국을 남기는 사람이었길 바랍니.


꾸준히 돌아보고 흔적을 남기다 보면

조금 더 괜찮은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쪼글쪼글 희끗희끗하더라도 그닥 달라지는 거 없이

더듬더듬 새롭거나 처절한 이야기를 신나게 캐

세상 발랄한 할머니가 되보려 합니다.


이상, 연재를 마칩니다.


색 다르고 낯선 글로 찾아뵐게요.

씨유 어게인 :)





*사진출처 :https://youtu.be/qOjyZhExEro?si=xDqGT3YjgyUQeP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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