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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니 Sep 12. 2024

엄마의 꿈은 가족

3. 엄마의 첫 번째 꿈

알콩아, 엄마가 살면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너의 아빠를 만난 일이야.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인내심 있고 배려심 있고 양심이 있고 책임감 있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지.

아빠와 데이트를 하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이었는지 몰라.

정말로 설레고 행복했어.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던 엄마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지지와 사랑을 아빠에게 받았어.


엄마의 꿈은 어려서부터 가족이었어.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와 내 편이 필요했는데 꿈을 이루게 된 거지.


근데 엄마는 이 행복이 운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좋은 인연은 만들어 가는 거야.

엄마와 아빠가 결혼반지에 새긴 문구는 바로 이거거든. ‘Love Makes Destiny’

사랑이 운명을 만든다고 생각해.


하지만 엄마는 처음부터 좋은 사랑을 했던 건 아냐. 엄마는 오랜 시간 참 자신감 없고 우유부단한 사람이었어. 그래서 연애에 정말 젬병이었지. 가장 큰 실수는 결핍이 있는 상대를 만나야 나의 결핍을 이해해 줄 거라 착각했던 것. 하지만 해결하지 못한 결핍끼리의 만남은 지옥이란다.


그러다가 깨달았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연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외부 조건이 아니라 이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냐라는 것!


내게 좋은 사람이란 일단 소통이 되어야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할 줄 알아야 돼.

엄마도 시행착오 끝에 가장 중요한 걸 깨닫고 그 후에야 진정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이 생겼어. 아빠는 그 결과지.

그리고 우리 모두 운명을 만들어 갔어.


요즘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 하지.

준비되지 않은 사람끼리 만나면 더 불행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야.

결혼을 하건 말건 그건 자유지만 이 기나긴 인생을 살아 가는데 너를 지지하고 아껴주는 단 한 명의 동반자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 단 한 사람이 너의 등불이자 빛과 소금이 될 거야.

단 한 명이면 충분하단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100% 행복할 수만은 없지.

엄마도 물론 아프고 힘든 일도 있었어.

결혼 준비를 할 때 시댁의 반대까지는 아니지만 시댁 에선 엄마가 홀어머니와 살고 있는 이유로 염려가 되었던 거지.

늘 편견에 중심에 있었던 엄마는 그 핸디캡을 이겨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지라 쓰러질 만큼 맘 아팠어.


하지만 우리 모두 성장 중이었고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일은 생기기 마련이야.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며 우리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어.

왜냐하면 지금은 누구보다 시부모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있단다.

아직 가족이 되기 전에는 걱정만 보였지만 막상 가족이 되고 나면 팔은 안으로 굽나 봐.

그저 입장 차이였던 거지. 막상 부딪혀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어떤 일들은 지나가봐야 정리가 가능해. 그리고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순 없고, 완벽할 순 없지.


이쯤 하면 훌륭해! 어떤 순간의 아픔에 집중하기보다 현재의 행복이 백만 배 더 중요하고

현재의 행복 역시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갔다는 것, 그러한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항상 기억해야 돼.


이 사실 만으로도 너무나도 뿌듯하고, 엄마와 아빠. 우리 참 잘해왔다! 그지?

이제 너와 함께 운명을 만들자.



알콩이에게 편지를 쓰며 붙인 우리의 추억



엄마는 꿈을 이미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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