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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May 24. 2018

교사의 전문성 관여가 교육을 구성한다.

시론(時論) | 김민남_전 경북대학교 교수

 

교사의 전문성 관여가 교육을 구성한다. *1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별표 부분에 대해 본문 아래에 주석을 달아 놓았습니다.)



1. 제도는 그 사회의 꽃이다.  


우리교육제도는 우리사회의 꽃이다. 동의하는가?  
노숙자에게 잠 잘 곳과 밥이 아니고 왜 인문학일까? *2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왜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할까?

난관에 처할수록 속으로 묻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출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권력에 대놓고 항의하는 자유,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위로부터 부과된 덕목을 압도하는 사회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변화를 실감하는가? 그 체험을 드러내 말해본다면 세상 보는 눈높이도 달라진다. 그 달라진 눈으로 우리교육을 쳐다보고 말을 걸어보자. 진부한 익숙한 말을 버려야 우선 나 자신이 살아 있는 구체적 정신이 된다.


2. 제도는 사람이 만들고 세련시키고 그리고 고친다  

‘대통령이 바뀌면 나아지겠지.’ ‘교장이 바뀌면 학교가 좋아지겠지.’ 더 이상 변죽을 울리지마라. 중심을 치고 들어가라. 제도에 참여하라. 제도를 말하라. 인치를 거부하면서 제도는 비로소 나의 말이 된다. 인치를 거부하려면 어떻게 하지? *3

 민주주의를 살고 있는 구체적 정신이면 된다. 민주주의는 직접 살아야 할 대상이지 공부할 교재는 아니지 않은가. 저마다 자기 일상의 삶을 살고 그 삶의 경험에 기대어 세상을 발언한다. 세계는 이렇게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 아주 조금씩 변화한다. 조금 더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세상에 최선 최고의 것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을 경계한다. 왜 경계하나? 최선의 것은 한 사람 한사람을 염려하는 셈법이 아닐 수 있기에 경계한다.  


 

3. 성적우수아, 우리교육의 제도를 이해하는 열쇠 말이다.  


제도는 확립된 가치, 규칙, 질서의 근간이다.  

성적우수아, 그것은 확립된 가치이다. 규칙이다. 행동의 최우선 기준이다 사회(사람관계)의 질서의 근간이다. 성적 우수아가 학교의 주인이다. 성적을 올리는 교사, 교실, 학교가 물질적 보상을 받는다. 교육과정 목표도 운영도 거기에 초점을 맞춘다.  

성과를 관리한다. 결과로서만 말한다. 과정은 검은 상자이다.

정답, 진도, 속도경쟁의 프레임에 속에서 개별화된 개인 아이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지옥 훈련한다. 경쟁력이 곧 능력이 된다.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이라고?

교육은 성적 우수아를 가려내는 체계적 절차의 다른 이름이다.  


 

4. 당신은 가르치는 짓을 업으로 삼고 있다.  


진도에 익숙하고 정답에 익숙하고 속도경쟁에 익숙하고 교과서에 익숙하고 이비에스 교재에 익숙하고 .....아무튼 가르치는 조건과 여건에 너무 익숙해서 눈감고도 모든 것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 그래서 당신은 철학이니 이론이니 세계읽기이니 하는 추상작용에는 관심이 없다. 낯 설은 것일랑 일거에 거부한다. 자기에게 불편한 것을 ‘교육문제’로 비약시키는 자기기만의 죄를 짓고 있다.


사람으로 돌아간다. 학습능력이다.  

지식형성의 경험, 그 경험이 가져오는 행동변화의 힘을 반성한다. 그것이 근본적 학습의 형태이다.   

의식(정신)의 틀은 낮 설은 것에 동화하여 익숙하게 만들고 익숙한 것에 저항하여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구조화되어 있다고, 인지심리과학이 알려준다. 인간능력의 불가사의한가소성에 대한 놀라운 발견이 뇌과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삶의 경험을 지식으로 구성하지만, 교사인 당신은 지식의 조건(참, 신념, 증거, 방법)에 대해 예민해야 한다. 교육은 모든 아이들이 자연적으로 숙성시켜온 학습능력(경험-앎을 거쳐 이루어지는 행동 변화)을 대상으로 설정하고 공격해 들어가며 거기서 그 아이의 지성의 발달을 감지한다. 그 발달을 목표로 진술한다.  

지식을 수용하도록 설계하는 교육기획은 아이들을 특수한 시설에 가두어 지옥훈련시키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5. 제도에 참여하자. 제도를 말하자.  


성적우수아라는 요지부동의 가치를 해체하는, 대체하는, 인간화 가치를 확립한다. 제도에 참여하는 것은 가치투쟁이다.  


공정성? 변별력으로 환원된 공정성 논점. 다양한 형태의 교실에서 의지하여 배우는 아이들 관계가 공정성 질문에 선행한다.  


4차 산업혁명?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뭘 준비하나? 기획이 가능하나? 준비한다고 해서 될까? 언제나 인간은 오늘을 산다. 삶은 준비가 아니다. 위에 적은 인지심리과학과 뇌과학의 성취를 다시 음미해보라. 호들갑 떨지말고.





*1
학교교육은 반드시 특별한 매개물이 있어야 한다. 그 매개물을 지식형성 경험이나 학습 의욕이라고 하는데 공식적으로는 교육과정이라 한다. 그 교육과정을 어떻게 조직하고 운영하는가 하는 것을 두고, '교사의 교육기획' 혹은 '전문성 관여'라고 한다.


*2
노숙자에게 무료급식 같은 구제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을 사회적 갱생으로 이끌려면 인간 삶의 문제를 수용하고, 실존적 결단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얼 쇼리스의 클레멘트 코스 사례는 노숙자들에게 인문 고전을 읽힘으로써 자포자기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더 나은 인간으로 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자력갱생의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또 한 번 인문고전의 힘을 증명했다.


*3
 인치(印治)란 권력관계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교사가 권력에 의존하여 교육적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것,  교사 역시 그 누구에게도 권력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도는 나의 말이 된다.’란 여럿이 같이 지키고 만들어가는 규범과 가치에 대해 교사가 숙고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실천을 다짐하는 능력과 태도를 의미한다.






   + C.O.N.T.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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