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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May 24. 2018

티처뷰- "살며 가르치며 배우며"

티처뷰 / 김재옥_산정중학교 교사

5월을 맞이하여 5․18 광주민주항쟁 38주년을 맞이하는 빛고을 광주에서 중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시는 김재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선생님 반갑습니다.  선생님, 자기소개 좀 부탁드려요.                          

A. 저는 전라도 광주에 있는 산정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김재옥입니다. 교직에 좀 늦게 들어와 경력은 아직 20년이 조금 덜 됩니다. 현재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데 업무정상화를 위해 불필요한 교원 업무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재직 중이신 산정중학교는 어떤 학교인지 말씀해 주세요.                         

A. 산정중학교는 2010년에 개교했고요, 전체 24학급에 한 반에 27~28명으로 구성된 올해 혁신학교 5년차 학교입니다. 작년에 교장 공모제를 통해 새로 혁신적 마인드를 지닌 교장 선생님을 초빙하였고, 전체 교사가 한마음 한뜻으로 학교문화 및 수업 개선 공동체로서 활발히 활동한다는 평판을 얻고 있어 혁신 교육에 뜻을 둔 선생님들이 우리학교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학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90년대 초반에 서울 코엑스에서 교육박람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초임교사였던 제 눈에는 광주교육청 전시장이 독보적으로 혁신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었거든요. 현재의 광주교육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90년대엔 제가 교직에 없었기 때문에 비교하기는 어렵고요, 현재의 광주교육은 학교문화혁신을 화두로 삼고 있고, 올해로 혁신학교 완성기로 보고 있지만 학교현장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여전히 혁신학교 한 곳 더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보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과 학교가 혁신적이라는 것은 좀 다른 의미인 것 같습니다.


 

Q. 대한민국의 역사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있어 목표와 중점을 두는 바는 무엇인가요?                         

A. 역사교육의 목표는 모든 사회과 교육의 목표인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민주시민 육성에 초점을 두고 가르치려 노력합니다. 저는 학생을 ‘교복 입은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과거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겠다는 욕심을 갖지만 쉽지는 않네요.


 

Q. 5․18 광주민중항쟁과 관련하여 역사 수업을 어떻게 계획하고 운영하시나요?                         

A. 5․18교육은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3학년 역사를 맡고 있어서 학생들과 5․18의 왜곡과 폄하에 대한 내용을 수업할 계획입니다.

   특히 학년마다 가르칠 내용의 체계를 갖춰보자는 의미에서 1학년에서는 5․18의 전개과정에 초점을 맞춰 수업을 하고, 2학년은 5․18의 의미, 3학년은 5․18의 왜곡과 폄하에 대한 대응을 초점으로 삼고 수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광주민중항쟁과 관련한 학교 차원의 기념행사나 융합 프로젝트가 시행되기도 하나요?                         

A. 5․18 수업은 역사교사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 3학년 교사 다모임에서 결정한 내용인데요, 영화 레미제라블의 주제가인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영어시간에 번역해보고, 이를 국어시간에 5․18에 맞게 개사를 하고, 음악시간에 노래를 불러보는 식입니다.

    그리고 5․18일 당일에 기념식은 매년 하는 것이고, 특히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러보는 시간이 포함됩니다. 점심시간에는 학생들이 준비한 작은 문화축제 형식의 콘서트가 진행됩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5․18 퀴즈대회도 있고요.  


 

Q. 역사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광주민중항쟁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나요?                         

A. 학생들에게 여러 행사 후 질문을 던져보면 학생들은 지금의 민주주의가 당시의 항쟁에 참가하셨던 분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고요, 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그리고 특히 광주의 학생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그때 교사로서도 뿌듯합니다.


 

Q. 역사 수업 이후 학생들에게 어떤 사회적 참여나 실천 프로젝트를 기획하셨나요?                         

A. 지난주에는 학생들과 함께 광주민중항쟁의 최후 항쟁지인 구 전남도청과 국립 5․18민주묘지, 망월동 민주열사묘역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학생들이 5․18마라톤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참, 5․18 당시 희생자의 유가족을 모셔서 진행하는 치유프로그램에 학생들이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Q. 다른 지역에서 광주민주항쟁이 어떻게 교육되기를 기대하시나요?                         

A. 1980년 광주시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고립이었습니다. 지금도 광주만의 5․18이 아니라 전국에서 함께 되새기는 5․18이 되기를 바랍니다. 80년 5월이 87년 6월 항쟁과 연결되어 있듯이 광주가 전국과 동떨어지지 않도록 함께 교육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4월에 우리학교 학생회가 주관이 되어 4․3 특별전시를 준비하면서 저에게 4․3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는데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제주를 잊으면 제주가 광주를 잊는 것을 탓할 수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Q.‘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와 같은 영화들이 광주민중항쟁을 바라보는 관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그런 영화가 미치는 영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요, 아주 세부적인 관점상의 문제는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그래야 된다고 봅니다.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라는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다 허용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새로운학교네트워크 가입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처음 혁신학교 공부할 무렵 전국적으로 혁신학교 고민을 나누던 지인이 그냥 자기 믿고 가입하라는 말에 가입 원서를 썼는데 이런저런 업무로 바빠지면서 별 활동을 못했습니다. 이번 전화 인터뷰 요청에 깜짝 놀랐고 부담도 생기고 그렇습니다.


 

Q. 새학교네트워크를 통해 광주민주항쟁 수업 공유에 대한 어떤 제안을 하고 싶으신가요?                         

A. 수업공유 아이디어는 매우 좋습니다. 광주에서는 시교육청에서 5․18 담당 교사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하고, 교사들은 공동수업안을 마련하여 5․18수업이 진행됩니다. 망월동 민주 묘역 가면 해설사들의 자세한 안내도 들을 수 있고요. 새넷 회원들이 워크숍 형식으로 직접 광주에서 수업 공유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직접 광주민중항쟁 관련 장소를 체험하고, 공동수업안을 제작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더욱 생생한 5․18 수업안을 구안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Q. 전국 및 지역 새학교네트워크의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해주세요.                         

A. 이런 웹진을 통해서든 혹은 어떤 방법이든 선생님들께 실제 도움 혹은 용기를 줄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면 더 많은 회원님들이 함께 할 것 같습니다.


 

 Q. 전국의 새학교네트워크 선생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A. 저는 이런 모임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지금 바로 내 옆자리에 앉아 혼자만의 교육적 고민에 빠진 선생님들께 우리 함께 하자고 손 내밀어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C.O.N.T.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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