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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네랑 Apr 20. 2024

Way Maker 12-다름을 가르치는 교육

General TA의 첫걸음

2021년 9월


Class Teaching Assistant, 그 첫 시작.. 밝음. 


한 달 반의 긴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child care로부터의 쉼도 없이 바로 다음 일이 들어왔다. 


 Ascot이라는 지역의 한 초등학교 부속유치원이었다. 


Ascot의 학교는 어린이 집과 유치원이 합반으로 1:5 비율의 총 30명이 안 되는 아이들이 있었다. Open space에 가든 쪽 한 면이 2/3가 유리로 되어 있는 탁트이고 빛이 잘 들어와 밝은 곳으로 날이 좋은 날은 기분까지 좋아지는 그런 공간이었다.  


Outdoor area도 넓었고 한쪽은 나무들이 있는 wood area로 자연과 인공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 있었다. 


인공적인 시멘트가 깔린 곳에서 아이들은 세발자전거나 발란스 바이크를 타기도 하고, 쌓인 오래된 타이어들을 굴리거나 그 안에 살아있는 bugs들을 찾아가며 탐구생활을 하고 미끄럼틀이 붙어 있는 frame들에 올라가 놀기도 했다. 


다른 쪽의 wood side에서는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고 선생님들이 세팅해 놓은 액티비티들을 하거나 브러쉬에 물을 묻혀 드라이된 벽에 칠하며 상상의 페인트칠로 예술혼을 불태우기도 하였다 


공간이 밝아서 그랬는지 무언가 전체적으로 positive  하고 calm 한 느낌이 있었고 아이들도 굉장히 순수하고 착했던 기억이 있다. 무엇보다 담임선생님의 규칙이 확실히 있는 편이었고 그녀를 support 하는 꽤나 능력 좋은 main TA 선생님이 계셨다. 


넓고 밝은 공간이 주는 힘과 선생님들의 통솔력이 이루어낸 훌륭한 조합이었던 것 같다. 


그곳의 선생님들은 General TA로써 시작하려는 나에게 꽤나 좋은 role model들이 되어주었다. 아이들과 친하게 재밌게 놀아주면서도 아이들에게 규칙은 확실하게 알려주고 규칙을 어겼을 때는 확실하고 단호하게 잘못되었음을 알려주었다.


그분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정해진 boundary 안에서 되려 불안하지 않고 더 행복할 수 있다' 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full time으로 일을 했음에도 세분의 선생님들이 너무나 책임감 있게 반을 통솔하고 계셨기에 나는 그저 시키는 일 열심히 하면서 애들이랑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고 감정소모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집에 와도 그렇게 피로감을 느끼진 않았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일했던 곳 중에 제일 마음이 편했는데, 아마도 기본 룰과 루틴이 확실히 잡혀있었고 매일 주어지는 TASK에 대한 instruction이 정확했기에 불안한 마음이 적었던 것 같다. 어른들을 전적으로 따르는 아이들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면서 clear instructiond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Special 이 아닌 Different임을 가르치는 교육


그 반에는 당뇨로 수시로 혈당을 체크해야 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체크를 위해 몸에 혈당조절기를 부착해서 달고 다녔다. 정확하진 않지만 mother tongue이 인도 쪽 아시아계통의 조그마한 아이였다. 


그 반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은 모든 아이들의 health condition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특히 당뇨인 경우 사전 training 이 꼭 필요해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을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하여 자격증을 땄고 그 자격증을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그 교육덕에 저혈당, 고혈당이 올 때 증상들과 대처 방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는데 꾀나 유용했던 것 같다. 


 class안에서 핸드폰 사용 자체가 불법인데 이 경우 아이의 당뇨를 체크하기 위한 기계를 몸에 달고 있었고 그기기와 연결된 앱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야 하므로 부모가 전달해 주는 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 폰으로 앱을 수시로 체크하며 저혈당이나 고혈당이 오지 않게 미리 예방을 하거나 교육받은 증상들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했다. 


저/고 혈당이 되면 폰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부모에게도 즉시 연락이 가는 시스템으로, 시간별로 아이의 상태를 체크하고 무엇을 먹었는지도 기록하여 매일 부모와 공유를 했다. 


어른들도 하기 힘든 절제를 그 조그마한 아이는 몸에 달린 기계를 매고 음식을 절제하며 수시로 화장실을 드나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수시로 화장실을 드나드는 것 역시 증상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그 아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론 또 한 번 영국의 교육에 감탄하며 감사하기도 하였다. 어린아이들임에도 그 누구도 그 아이를 놀린다던가 그 아이를 특별하게 대하는 아이들이 없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였다. 


다른 아이들이 이 아이의 증상을 놀림감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 그런 행동이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교육. 

그것은 비단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사회 안에서도 같이 병행되어야 생기는 사회적 분위기 일 것이다. 


서비스도 느리고 한국만큼 깨끗하지도 않은 영국이 선진국이라 불린다면 그건 경제 정치.. 등등의 이유라기보다는 약자를 보호하고 위하며 모든 인권이 평등하다는 기본계념을 지키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아직 어린아이들이기에 '왜 이상한 기계를 몸에 차고 있는지, 왜 다른 아이들 다 밖에 있을 때 혼자 안에 있는지, 왜 스낵타임이 아닌데 그 아이는 스낵을 , 그것도 초콜릿 같은 학교에서 허락되지 않은 스위트을 먹는지' 등등을 궁금해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학기 초에 미리 전체아이들에게 아이의 증상을 오픈하고 설명을 해주면서 궁금증을 해소시켜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주었다. 아이들은 어리기만 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이해력이 높고 resonable 한 이유, 특히 그것이 health와 관련된 이유일 때 잘 이해하는 편이고 이해가 되었을 때는 잘 따르는 모습에 참으로 아이들에게 감탄하고 대견하게 느낄 때가 많았다. 


'이해 못 할까 봐, 섭섭해할까 봐, unfair 하게 느낄까 봐... '

등등의 걱정은 되려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지례짐작 혹은 over protection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해심이 높고 resonable 하다. 


돌아가서..

선생님들은 이 모든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서 해당아이를 부끄럽게 만들거나 특별한 것으로 아이들에게 인지시킨다기보다, 그냥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맞는 꼭 필요한 서포트임을 덤덤히 인지 시켜주며 다름에 대해 알려주는 노력들을 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록 어리다 하더라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말투나 행동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어리니깐 그럴 수 있어... '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이유는 될 수 있지만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변명으로 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y should learn. 배워야한다 ' 

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


'어려서 몰라'

그것은 가르치기 귀찮은 어른들이 변명일 뿐이다. 

어려도 알아야 할 것들은 어른들이 꾸준히 가르쳐야 하는 게 어른들의 역할이고 결국 그 도움이 아이들의 인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주 간단한 예로.

어느 아기가 다른 사람 몸에 공을 던질 때, 

'말해줘도 모르겠지..' 

하며 넘어가 버리거나 

'어리니깐 이해해 주겠지..'

하며 사과도 하지 않는 어른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못 알아들어도

"공을 사람에게 던지면 안 되는 거야 " 

라고 반복적으로 알려주었을 때 아이들도 눈치코치로 이해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물론 궁금하면 물어볼 수 있다. 

단, 궁금하면 물어보되 매너 있게 물어보는 방법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반대로, 

아이들이 하는  질문을 받을 땐 당황할 필요 없음을 알려주고 

'궁금해서 묻는 거야. 그럴 땐 그냥 너의 상황을 대답해 주면 돼' 

하며 대답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TV에서 오은영 박사님도 말씀하셨지만, 사회화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부분도 있지만 배워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필요하고 말하는 방법,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 또한 사회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총 30여 명의 유치원에는 원래 어른이 3명이면 되는데 당뇨가 있던 그 아이 care를 위해 한 명이 더 충당된 상황이었고 sensible 하고 똑똑한 아이였기에 1-2-1이면서도 당뇨체크 외, behave management를 할 필요는 없었기에 genaral TA로써 배우며 시작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그러는 동안, 학교에서는 그 아이만을 위한 special educational TA를 고용하기 위해 process 중이었다 했다. 그 곳은 환경적인 면이나 일적으로 모든 게 만족스러웠지만 굳이 그 자리가 탐이 나진 않았다. 아마도 집 근처의 로컬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스스로 아직 TA job을 apply 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이었던 것 같다. 


좋은 선생님들과 peaceful 한 환경 아래서 3개월 정도의 시간을 함께하고 학교에서는 인원이 충당되었고,  배려심 많은 선생님들은 3개월 동안 고마웠다며 카드와 예쁜 선물을 아이들과 함께 전해주는 감동을 주시기도 하였다. 그렇게 좋은 기억을 갖고 그 친구들과는 작별인사를 하고 다음 여정을 준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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