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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네랑 Apr 07. 2024

Way maker11-Call? Call!!

나의 한계를 인정하다

잘하는 일 = 맞는 일??


1여 년의 1-2-1 SEN TA을 하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SEN아이를 care 하는 데 있어 소질이 있다는 것...

그리고 보람되는 일이라는 것...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의 work & life balance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록 일에 대한 자부심과 뿌듯함이 있지만 그에 따른 감정소모가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것이었다. 아이와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달라 예측하기 어려웠고 감정 굴곡도 심해서  몸과 마음이 항상 긴장상태였고 퇴근 후 에는 심하게 피곤했다.


Work 이 끝난 시점에서 나의 life가 시작될 때 나는 ,

3시 반 하교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원 기사가 되어야 하고,

방과 후 숙제를 봐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고,

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요리사가 되어야 하며

그들의 수면과 위생을 책임질 위생청결사가 되는 등, 저녁 9시 30분까지 work 퇴근 후 남아있는 life 업무가 남아있었다.


학원 버스, 엄마 찬스, 이모님 찬스가 없는 영국에서 그 모든 일은 엄마인 나의 몫이었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등학생 남아 둘을 케어(a.k.a. 잔소리)하기엔 나의 감정 바스켓은 이미 물이 가득 찬 상태로 집에 귀가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그 피곤함은 단순히 아이를 케어하는 업무에서 오는것으로만 보긴 어려웠다.

사실 상 아이를 케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의 스킬도 쌓였고 아이들과 본딩 되면서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었던 것 같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내가! 나란 사람이!! 책임감 (a.k.a오지랖)은 강한데 멀티가 안되는 사람이라는 점에 있었다.


영국에서  영어가 모국어인 한 아이를 내가 책임지고 돌보아야 하는 그 상황이 책임감 강한 나에겐 굉장한 심적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언어적 한계에 부딪히는 날도 많아서 그에 따른 자괴감이 들기도 했었다.


아이가 학습을 거부를 하거나 미쳐 날뛰어도 나는 그  아이와 해야할 최소한의 학습랑을  소화하고 그 결과를 매일 담임선생님에게 보고를 해야 했다.


물론 담임 선생님은 되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보고할 때 '한 게 없다'같은 상황은 내가 용납할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니었기에 내 뜻대로 아이가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꽤 받았던 것 같고, 그에 따른 피로감들이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 아이를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 날은 계속 곱씹으며 '오늘 내가 무엇을 잘 못 건지, 그럼 내일은 어떤 시도를 해봐야 할지'등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했고, 멀티가 안되는 나에겐 그 상황에서도 life업무도 병행해야했기에 꽤나 곤란하고 정신이 바빴다.


뭐 이랬거나 저랬거나

말은 길지만,

결국엔 경험 부족!이었다.


지금의 나는

 '나는 그 아이의 부모가 아니다'라는 것',

' 내가 도와줄 수 있지만 결과를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만의 서포트를 해야 한다'는 계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결국 나는 그 아이에게 제 3자일 뿐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때의 나는 그 아이의 결과물이 마치 나의 결과물처럼 느껴졌었던 것 같다.


아니라 1-2-1을 하면, 학급 아이들을 알아갈 시간이 거의 없는데 그 부분에서도 항상 아쉽게 느껴졌었다.


이 일을 하기 전엔 몰랐는데 종종 genaral TA로써 학급 내의 lower group의 learning support를 해야 하거나 수업 중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파악하고 도와줄 수 있을 때 뭔가 더 행복하고 더 신이 났었다.


그리고  General TA일은 선생님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고 메인 책임자 역할을 선생님이 해주시기 때문에 행동 교정부분에 대한 심적 부담이 적었다.


잘하는 일과 내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항상 같진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언제나처럼 나에게 일은 '실천 가능한 것'이 있어야 했다.


갑이 된 을


나름 3년 차에 접어드는 경력직(?)아 되면서 agency에 더 이상 1-2-1은 하지 않겠다 선언하였다.  'Genaral TA 만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것이다.


 '당차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Agency로 들어오는 일의 대부분이 1-2-1 업무이기 때문에 1-2-1을 안 하겠다는 나의 선언이 그들에게 반갑지 않았을 것이다. 조심스러웠지만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던져봤는데


웬걸...

' CALL! '

이란다..


어랏...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당 pay도 올려달라 제안해 보았다.


' CALL!! '

이란다...


으잉?


학교에서 롱텀 컨트랙으로 일하다 보니 agency에서도 나에 대한 positive 한 평가가 생긴 시점이어서 그랬는지 너무 쉽게 나온 긍정적인 답변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더 부를걸 그랬나.... '

싶었지만 욕심은 화를 부를 뿐.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했다.


사실상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내가 그렇게 선언했는데 General TA 일이 안 잡히면 어차피 손해 보는 건 나였을 테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으리라.


어쨌든 나는 더 이상 1-2-1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학급 안에 상주하며 여러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기대되고 설레었다.


제대로 TA가 되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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