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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네랑 Feb 17. 2024

Way Maker-5.Lunch Supervisor

TA로의 시작..

2018년 8월 


간절함이 만든 기회


둘째 아이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도와야 하나 하던 중, 마침 우리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Lunch supervisor를 뽑는 공고가 나왔다.


아이를 가까이서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바로 apply 하였고 인터뷰 때 나의 간절함을 느꼈다 교장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를 도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정말 간절했고 인터뷰할 때도 꼭 뽑아달라고 어필을 많이 했었는데 그 마음이 전해졌었나 보다.


Lunch Supervisor는 점심시간 홀에서 테이블 세팅하고 서빙을 돕고 뒷정리까지 하면서 점심시간 관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마침 신생 학교여서 인력이 많이 필요했다. 비록 School working experience는 없었지만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었기에 그 부분도 인터뷰할 때 크게 어필될 수 있었다.


나는 바로 Laura Ashley에 사표를 내고 또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아이를 위해 시작된 단순하다면 단순한 그 결정이 나의 Career path와 영국에서의 삶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거라곤 그땐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짧은 시간의 파트타임 일이었지만, 언제나 새 길은 두렵고 떨렸다.


TA를 엿보다


모국어가 아닌 곳 에서의 새 도전은 항상 조금 더 큰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여전히 나의 영어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았고, 학교여서 그랬는지 문법, 단어, 어휘력, 발음 등등이 굉장히 신경이 쓰였다. 뭔가 더 정확해야 할 것 같았고 더 자신감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점심시간대에 2시간 반만 하면 되는 일이었고 Laura ashley에서 기 센 언니들 틈에서 살아남은 깡으로 두렵진 않았다. Laura Ashley에 비해 학교에서의 대우는 나름 괜찮게 느껴졌고 학교이기에 서로 더 조심스러웠고 더 존중하며 일하는 분위기여서 Pay는 적었지만 상대적인 만족감과 편안함이 있었다.  


여전히 영국사람들은 내 기준보다 일을 못했지만 언젠가부터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고, 그저 내 마음가짐을 바꾸면 되는 일이었기에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전에 언급했던 Saskia라는 나의 좋은 role model덕에 나의 사회생활은 조금 더 Cool하고 Easy going 할 수 있었다. 남이 일을 제대로 하든 말든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포커스는 나에게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Laura Ashley에서의 경험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훌륭한 거름이 되어주었다.


신생학교라 우리 첫째 아이가 제1회 입학생이자 졸업생이 될 예정이었다. 단 한 개의 학년이었고 이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밑에 동생들이 새 학년을 만들고 그에 따른 새 선생님들과 support staffs를 매해 뽑아야 했다.


학교는 항상 인력이 필요했고 그 덕에 Teaching Assistant (TA : 보조교사) 자격증이 따로 없음에도 가끔 *Key stage 1 class들, 그중에서도 Nursery (어린이집) Reception(유치원)의  TA (보조교사) 커버를 해줘야 하는 상황들이 생겼다. 가끔은 *One to one (1-2-1) SEN ( Special Educational Needs) 어린이를 전담하여 보조 역할을 해주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험을 쌓이기 시작했다.


그 경험덕에 막연하기만 했던 학교에서의 일들과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학교에서 Educator로써의 역할과 그들이 기대하는 아이들의 behaviour expectation ( 바른 행실의 대한 기대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끔은 나의 한국적인 오지랖이 교육현장에선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가방을 못 메고 낑낑대는 아이들이나 무언가 할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의 정서상 항상 도와줘야 맞는 거란 생각에 매번 발 벗고 나서 도와주려 하였더니, 선생님이 오셔서 조심히 말씀하시길..


"They need to learn how to do it themselves. Let them try it first then support them what they have missed for the next time. "


"스스로 할 수 있고, 스스로 하는 걸 배워야 하니 먼저 시도하게 해 보고 안 되는 부분을 가르쳐주기만 하면 돼. "


그렇다 오은영 선생님도 항상 말씀하셨었다.

교육의 기본 목적은 Independent 하게 자라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그래서 이 아이들이 컸을 때  사회의 한 멤버로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나와 내 아이를 위해 옳은 선택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서포트하는 경험이 값지게 느껴졌다. 물론 서비스업이라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기도 했다.


모든 아이들이 다 다르고 쉽진 않지만 특히 *SEND 전담 보조선생역(1-2-1)을 해야 할 땐 어떤 게 맞는 방향인지 몰라 막막할 때도 있었다.


그래도 감사했다.


둘째 아이가 힘들어할 때 옆에 있어 줄 수 있었다. 가끔 아이가 감정적으로 힘들어할 때는 선생님이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 같이 있어달라고.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아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리고 나의 았던 시야가 단지 내 아이의 입장에 멈추지 않고 학교에서의 관점까지 넓어질 수 있었다. 억울하고 속상하기만 했던 엄마로서 감정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좀 더 넓고 먼 미래를 위해 학교에서의 기대치와 지향하는 방향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 아이가 영국에서 살아나가려면 어떻게 이 사회에 fit in 해야 하는지에 더 focus 하게 되었다.  


안으로 굽기만 했던 나의 팔은 이 아이를 위한 단순 보살핌에서 벗어나 이 아이와 이 아이의 세상까지 품을 수 있게 더 넓게 뻗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의 둘째는 객관적으로 다른 아이들을 배려해야 할 사회성에 대한 배움이 부족했고,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나는 아이의 사회생활을 위해 상황별 대처법을 case by case 설명해 주었고, 훈육의 기회가 생길 때마다 꾸준히 반복해 나아갔다.


그 과정은 말처럼 쉽진 않았고 많은 고비도 있었다.  백번 떼를 쓰며 난리를 부려도 난 단호해야 했고 일관적이어야 No! 했을 때 또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걸 알지만 그래도 마음이 약해지면 다음에 배로 힘들걸 알기에 아이가 떼를 써서 원하는 걸 얻는 경험을 하지 않도록 더 단호해야 했다.


그러다 그 난리를 멈추는 순간을 캐치하고 칭찬해 줬고 고마워해줬다. 다음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꼭 상기시켜 주며 연습을 시켰다.


물론 실패하고 좌절할 때도 많았지만 어차피 하루 이틀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만 3~4살부터 지금 만 9세가 되기까지 수많은 좌절이 있었지만, 결론만 얘기하지만 지금 우리 둘째는 학교생활에 아무 문제 없이 잘하고 있고 엄마 말보다 선생님 말씀을 더 잘 듣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 여전에 앵앵 거리며 떼쓰기도 하지만 자기의 감정을 말로 설명할 줄 알고 잘못했을 땐 먼저 'Sorry for  이러쿵저러쿵 '이라고 말하며 다가와 hug 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 주었다.


학교에서의 일은 개인적인 career를 떠나 아이를 위한 최선이고 최고의 선택이었다.




*Key stage 1 : (어린이집(만 3~4), 유치원(만 4~5세), Year1 (만 5~6세), Year2 (만 6~7))


*SEND ( Special Educational Needs and Disability)  :

 일반적인 장애가 있어 학교생활에 aid로써 도움이 필요한 경우나  ADHD나 Autism Spectrum의 한 종류로 의심되거나 진단이 경우가 해당된다. 혹은 다양한 이유로 Learning difficulty가 있는 경우도 이에 해당되고 난독증이나 Bilingual( 이중언어)로 영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이에 해당될 수 있다.

One to one(1-2-1)으로 붙어서 전담을 하는 선생님을 붙여주는데, 정도에 따라 같은 반에서 같이 공부를 하기도 하고 다른 공간에서 그 아이의 수준에 맞는 공부 및 스케줄로 아이를 서포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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