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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포 Oct 24. 2020

맥주 테스트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까?

트럼프와 바이든의 맥주 테스트 결과는?

어떤 후보와 같이 맥주를 마시고 싶나요? (Who would you rather have a beer with?)


이 질문의 승자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후보의 역량이나 정책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같이 맥주를 마시고 싶은 지' 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맥주 테스트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여론조사와  맥주 테스트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서 대부분 같은 경향을 보였으나 다른 경우도 꽤 있었다.  도날드 트럼프, 조지 W 부시가 맥주 테스트의 효과를 톡톡히 봤고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맥주 테스트는 선거에서 후보의 전문성보다 호감도(likable)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척도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힐러리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격차로 뒤처졌지만  맥주 테스트에서는 앞섰었다. 선거 결과는 트럼프 승리.  이번 2020년 선거는 어떨까? 현재까지 바이든이 앞서고 있지만 2016년의 학습효과 때문에 섣불리 예측을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맥주 테스트에서는 트럼프가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ranker.com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다.  


바이든은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같이 맥주를 마시고 싶은 정치인에서 계속 상위에 있었다.  ranker.com의 전체 맥주 테스트에서도 트럼프보다 약간 앞서 있다. 민주당은 맥주 테스트를 의식해서인지 맥주와 관련된 사진을 SNS 선거 캠페인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맥주 테스트 결과를 선거인단 비율에 적용한 조사에서는 상당한 격차로 트럼프에 밀리고 있다.  


출처 : blog.ranker.com/drink-a-beer-with-biden-or-trump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여론 조사에서 트럼트에 상상한 격차를 두고 앞서 있었고 대부분의 언론도 힐러리의 당선을 예측했었다. 힐러리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두고 ”한심한 인간들(basket of deplorables)“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보통 사람“을 내려다보는 엘리트주의자라는 자신들에 대한 의심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같이 맥주 한잔 나눌 수 있는 상대로 보기 힘든 정치인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다음은 2016년 트럼프와 힐러리의 맥주 테스트 결과이다.


<자료 : Daily Voice 2016.08.08>




조지 부시와  존 케리가 경쟁했던 2004년 선거에서도 맥주 테스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시는 첫 임기를 지내는 동안에 재앙과 같은 대통령으로 인식됐다.  부자에게 부를 몰아주었고 전쟁을  선포해 수렁에 빠지게 했고 말솜씨도 형편없었다.  당연히 선거전 초반에는 케리가 우세했다. 케리의  이미지는  "smart and intelligent” 였는데 반해 부시의 이미지는 “dumb and  arrogant”였다.


하지만 부시에겐 남다른 장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웃과 같은' 친근감이었다(Bush is seen as the friendly neighbor next door).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맥주 테스트에서 앞섰다. 결국 재선에 승리했다.  어떤 정치평론가는 부시의 가장 큰 승리 요인을  '배시시 웃는'의 이미지 었다고 했다.


2004년 케리가 부시에게 패배한 이유는 사람들이 그와 맥주를 마시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고 싶어 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실제보다 어떻게 보이는가가 중요하다.  USA투데이 칼럼은 “부시 대통령이 가진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꽤나 괜찮은 사람, 오늘 당장 내 집 앞에 나타나도 불편하지 않을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맥주는 대중과 친숙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미지가 담겨 있다.  똑같은 맥주를 마시며 토론하는 것을 평등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독일에서 맥주는 "더 높이 오르고 싶다는 야망을 비슷한 사람끼리 달래며 사회적, 민주적으로 교류를 나누게 만드는 사회민주주의의 주스"로 불리기도 했다.  맥주 테스트는 이러한 문화적 사회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맥주 이미지를  잘 활용한 사람이 버락 오바마이다.  사회적 갈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서 맥주 미팅(Beer Surmmit)을 했고 각국 순방했을 때도 정상들과 맥주를 마셨다. 심지어는 백악관에 맥주 양조장까지 만들어서 화이트하우스 맥주를 생산하고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금도 이와 관련된 영상을 볼 수 있다.


출처 :  유튜브 'The Obama White House '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맥주 테스트에서 승리한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한 경우가 꽤 많다. 2020년 선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조시 부시처럼 트럼프도 미국의 리더십에 흠을 주는 대통령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그가  '막 돼먹은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재앙을 주는 대통령이란 이미지가 있었던 조지 부시처럼 트럼프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11월 3일에 결정이 난다.  


<덧붙임>

선거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로 끝났다. 랭커 닷컴의 맥주 테스트 결과는 트럼프가 앞섰지만 바이든도 오랫동안 상위에 있었다. 맥주 테스트로 선호도를 측정하는 것은 고려 사항이 될 수 있지만 결정적 변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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