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 주의 시작을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하려니 조금 어색하네요. 월요일로 바뀐 농부데이를 잘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원주에서 열린 북마켓에도 다녀왔습니다.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야 할 일들을 하루 늦게 시작합니다. 메일을 확인하고, 저를 믿고 맡겨 주신 업무를 하나씩 뚝딱거리며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 서점의 먼지를 털어내고 쓸고 닦는 건 당연한 순서고요. 읽어야 할 책과 읽고 싶은 책과 써야 할 글과 쓰고 싶은 글이 잔뜩 쌓여 있네요. 영월은 지역 축제 준비가 한창입니다. 영월을 방문하시는 분들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겠군요. 모쪼록 들르시는 김에 저희 서점에도 발도장을 찍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마 덕분에 꽃밭은 흙 안까지 촉촉합니다.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괜찮겠군요. 고라니가 헤집고 간 흔적이 다분합니다만, 조그마한 발자국을 보니 아직 어린 녀석이 분명합니다. 지난번 멀찍이서 보았던 두 마리의 새끼 고라니인가 봅니다. 소중한 묘목을 뜯어먹고 꽃을 밟았지만 원래 제 밭은 그들의 놀이터였으니 미워할 수 없습니다. 원주에서 영월로 돌아오는 길, 로드킬을 당한 사체를 몇 보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도로를 건너려 했을까요. 거대한 쇳덩이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데 그럼에도 그들은 어째서 뛰어들었을까요. 사실 알고 있습니다. 죽어도 상관없으니 위험천만한 무언가에 뛰어들고자 하는 마음.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고자 하는 그 마음. 요즘의 제 마음도 그러합니다. 닿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뛰어들겠습니다.
한 주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