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일만에 책방 문 열었습니다. 3년짜리 꿈을 꾼 기분이군요. 너무도 아름답고 행복한 꿈 말이죠. 나쁜 기억은 3일만에 지워지고 좋은 기억만 남아 3만년 정도 오래오래 간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떠나오던 날, 남쪽 섬에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예전 같으면 걱정을 했겠지만, 이제 저는 비가 반가운 농부가 되었습니다. 물을 좋아합니다. 물의 요정을 좋아합니다. 이쪽으로도 잘 건너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영월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어디로든 향할 수 있습니다. 서울과 대구, 부산과 통영, 제주도 마찬가지지요. 전국 어디든 반나절이면 충분히 날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슬프지 않습니다. 완연한 여름이 저를 맞이합니다. 평안하십시오. 부디 모두가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꿈은, 아름답고 행복했기 때문에 꿈에서 깨면 깊은 슬픔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렇더군요. 후유증은 무섭습니다. 평안으로 이끌어줄 구원자를 갈망하게 되는군요.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말이죠. 물론 그건 그거고, 앞으로는 허튼 생각 없이 바지런히 서점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자리에 얌전히 있겠습니다. 그러니 오가며 살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