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복싱은 동작이 8개 정도뿐이란다.
그런데 8개월 지나도 못할 거 같아.
배운 그대로 복습하면서도,
기본이며 전부인 ‘원 투’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
오늘은 그룹 수업으로 기초를 다시 복습하고,
연속 동작도 바른 자세로 달려보았다.
자세는 여전히 멋대로다(내 의지는 아니다).
매일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양치하다가 한번, 등산 갔다가 사람 없을 때 한번,
아침 기상 스트레칭 겸 한번, 복싱 배우는 거
자랑하느라 한번, 그런 식으로 연습하는 게 전부라
다시 수업들으러 가면 태초가 된다.
하얗고 말간 A4용지처럼.
배운 걸 담아 익힐 생각은 안 하고 까칠하기만 해.
줄넘기든 뭐든 잘못 동작했다가 깊게 다치고 만다.
그래도 주마다 나가고 있다고 제법
거울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 대단한 발전.
골반은 나를 버려도 시야는 붙잡았다.
그럼, 이제 가드만 제대로 올리면
줘 터지는 건 막을 수 있는 걸까?
복싱은 격투 운동이다.
언제나 시선을 정면으로 두며
주먹은 상대의 코 또는 인중 어딘가를 쳐야 한다.
그러니까 쉐도우 복싱이라고
글러브를 차지 않고도 맨손으로도 연습하는데,
주먹을 어떻게 쥐라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코치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더 그런지,
퇴근하고 배우느라 평소보다 이해력이 부족해 그런지.
그래도 덕분에 요일과 시간을
정하지 않고 다니는 맛이 있다.
주먹 쥐라는 법부터 각각인데.
결론은 다 같은 말이겠지만,
나로서는 오렌지고 레몬이고 청귤이다.
죄다 같은 듯 다른 모양새.
계속 배우다 보면 차차 습득해 가겠지.
어디에서나 기초가 전부라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내 골반이
내 의지와 의사대로 따라올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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