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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May 31. 2024

D+12 오답 행렬


D+12



복싱은 복합적인 운동이다.

절제된 듯 절제되지 않은 동작을

정확하고 빠르게 구사하여

최대한 보호하고

공격하면서 이뤄가는 게임.

연습하면 안 될 것 없다지만,

아무래도 개조하는 느낌에 가깝다.

가드 하던 주먹을 뻗을 때는

오른손잡이 기준 오른발,

왼손잡이 기준 왼발이 회전하며

반대쪽 무릎과 맞닿든 굽혀지면서

뒤꿈치는 떼지는데, 그 각도가

일상의 범주에서는 낯선 범위라

발이 회전하는 대신 꼿꼿해야 하는

반대쪽 무릎이 접히기도 한다.

공격하거나 피할 때는 시선이 상대가 아닌

내 손 따라 이리저리로 움직이기도 하고,

무릎 사이에서 정직하게 회전해야 하는 골반이

가장자리로 퉁겨지기도 하고,

11자 사선을 유지해야 하는 발이

곧아지는 것도, 팔 또한 11자 모양이 흔들리거나

내 몸을 향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들리는 것도,

모두 복싱에서는 잘못된 예시.

그러니 나도 모르게 자꾸 셈을 한다.

얼마나 지나야 익숙해질까.

몇 번의 수업을 들어야

몇 번의 연습을 해야

몇 개월이 지나야 흉내라도 낼 수 있나.

조급해지는 마음을 최대한 던져 버리면서

오늘도 초심을 붙잡고 기초 연습을 했다.

복싱은 기본 ‘원 투’ 동작이 정말 모든 움직임의

기초이며, 동작이 많지 않아 그런지

시간대나 요일에 제한 없이 배운다는 점이

매력적인데, 그러므로 아무 요일의

수업이어도 다 학습이 된다.

초보자가 입문하기에도 좋은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도구도 그저 편한 운동복에 글러브 정도면 끝.

공격의 잽, 스트레이트, 훅.

공격을 피하는 더킹, 훅을 피하는 위빙.

그리고 이해가 쏙쏙 되는 설명을 많이 들었는데,

‘원’에 날아가고 ‘투’에 날아가더니

누군가 후~ 하고 날려 버린 것처럼 사라졌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연습이라는 점.

이해하고 배운 토대로 동작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연습만이 살길!

뭐가 잘 안되더라도 최대한 흉내 내기!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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