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운동의 장점은 동지애.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시고.
어렵군요, 하며 히읗이 흩날리는 대화.
서로 배워가는 입장이라서
사방이 배워가는 입장이라서
잘못된 자세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어
맞는 동작에 빨리 감기처럼
좀 더 빠른 속도로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공격과 방어를
허공이나 샌드백이 아닌
사람으로 연습할 수 있어 좋다.
실제로 서로를 상대하며 연습하는 것은,
복싱이 느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생각해 볼 수 있고,
실제 경기에서의 리듬을 맛볼 수 있달까.
지금 슬로우모션처럼 하는 것은
습득을 위한 연습이니, 같은 슬로우모션이라도
상대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
내게 복싱은, 전부터 늘 배우고 싶었던 종목.
그러나 팔의 석회나 무릎의 통증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이런 걸 그 누가 바라냐 싶다마는.
서글픈 몸으로도 열심히 동작을 따라 한 13번째 수업.
하다 보면 전진하겠지.
혹여나 뜻하지 않은 후퇴도
전진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할래.
‘원’ 다음은 ‘투’고, 그다음은 다시 돌아 ‘원’이다.
그리고 다시 ‘투’.
그렇게 만든 모든 게 흔적으로 남아
멀리서 볼 때도 무가 아닌 하나의 점이 될 것이다.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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