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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Jun 06. 2024

D+13 하다 보면 전진


D+13



그룹 운동의 장점은 동지애.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시고.

어렵군요, 하며 히읗이 흩날리는 대화.

서로 배워가는 입장이라서

사방이 배워가는 입장이라서

잘못된 자세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어

맞는 동작에 빨리 감기처럼

좀 더 빠른 속도로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공격과 방어를

허공이나 샌드백이 아닌

사람으로 연습할 수 있어 좋다.

실제로 서로를 상대하며 연습하는 것은,

복싱이 느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생각해 볼 수 있고,

실제 경기에서의 리듬을 맛볼 수 있달까.

지금 슬로우모션처럼 하는 것은

습득을 위한 연습이니, 같은 슬로우모션이라도

상대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

내게 복싱은, 전부터 늘 배우고 싶었던 종목.

그러나 팔의 석회나 무릎의 통증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이런 걸 그 누가 바라냐 싶다마는.

서글픈 몸으로도 열심히 동작을 따라 한 13번째 수업.

하다 보면 전진하겠지.

혹여나 뜻하지 않은 후퇴도

전진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할래.

‘원’ 다음은 ‘투’고, 그다음은 다시 돌아 ‘원’이다.

그리고 다시 ‘투’.

그렇게 만든 모든 게 흔적으로 남아

멀리서 볼 때도 무가 아닌 하나의 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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