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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아나 Nov 19. 2016

삼성과 현대는 왜 미끄러지는가?

강태공의 병법으로 본 현대 경영

현대 경영학은 1,2차 대전을 겪으면서 셀수 없이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관리해야 했던 군사적 경험에서 나왔다. 물론 그 후대에 각종 공학기술과 재무, 인사, 컴퓨터, 경제학, 마케팅학, 대량생산 시스템 등이 더해져 매우 화려하게 꽃피웠지만, 그 깊이에서 고대 병법과 비교할 때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중에 하나는 육도삼략과 손자병법에 나오는 도와 덕에 대한 개념인데 사실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이라 독자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는 면이 있다.


그 외에도 하늘의 뜻이나 천도 같은 용어가 나오는데 이를 단순히 기상변화 정도로 치부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날씨를 전쟁에 잘 이용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고대 병서에 나오는 천도가 날씨나 기후만은 아니다.


현대인들은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어떤 직관적인 느낌적 느낌으로 하늘의 흐름이라는 것을 고대인들은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애기를 하자면 너무 막연할 것 같고,

초한지의 사례를 들어보자.


한신이 유방에게 대장군으로 봉인이 되어 3국을 연달아 연전연승을 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한신을 찾아왔다.

그의 말인즉슨, 한신에게 스스로 칭왕을 하고 유방으로부터 독립을 하라고 권한 것이다.


그러자 착한 한신은 '유방이 추울 때 자신에게 겉옷을 벗어주고, 배고플 때 밥을 나누워 주었고, 그의 신임을 받아 병사를 이끌고 이렇게 출세 했는데 이제와서 그를 배신할 수 없다'고 하면서 거절하였다.

그런데 이 사람의 대답이 걸작이다.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못하면 도리여 화를 받는다.(天與不取 反受其咎)'


이 말을 한사람은 괴철이라는 지사라고 전해진다. 괴철은 한신이 나중에 유방에게 내침을 당하게 될 것을 알고또한 자신에게 그 화가 미칠까 두려워 그 때부터 미친사람 행세를 하였다.



서두가 길었지만 결국 삼성과 현대의 이야기이다.

삼성과 현대는 하늘이 세계 제일가는 기업이 되라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기회를 잡지 못하였다.

삼성은 애플이 쓸데없는 소송전으로 자신의 손을 스스로 내리치는 과오를 저질렀으나 반격의 기회를 찾지 못하였다. 현대는 도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위기로 몰리며 그 찰나에 세계 4~5위에서 더욱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나 노조의 분쟁과 덤핑에 대한 국민정서의 반감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서

결국 주저앉고 있다.


나는 이런 상태가 일시적인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격언이 있다. 기업에게도 이 말은 동일하다. 현대와 삼성은 조단위 연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기업주는 한평생 써도 다 못쓸 돈이 들어온다.

기업주와 임원들은 거기에 만족하여 그 자리를 지키는데만 연연하였을 뿐, 기회가 항상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기회라는 것은 사람이 만드는 기회도 있지만, 줄탁동시라는 말도 있듯이

세상의 기회와 사람이 만든 기회가 맞아 떨어졌을 때, 더 크게 빛나는 것이 있다. 마치 파도가 치는 방향으로 노를 저어가면 한 순간에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것처럼 말이다.


두 기업은 2010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사상 최대의 이익이라는 수식어로 자화자찬을 할 때 더 큰 기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더 큰 비전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자신들을 지금까지 성공하게 한 방식에 안주했다.

그리고 단순히 순이익을 늘리는 방식에만 골몰하였다.

순이익이 줄어들더라도 기업의 가치를 확장하는 더 큰 안목이 부족했다.

기업의 가치라는 것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물론 삼성 노트 핸드폰처럼 앞선 기술을 적용한 핸드폰을 빨리 내어놓는 것도 세상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을 헐값에 가져다 쓴다든지, 하청에 하청을 묵인하면서 원가절감만 외친다면, 뒤로는 그만큼 또 해악을 저지르는 것이다. 결국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자동차나 브레이크가 주행중 고장나버리는 승용차 그리고 폭발하는 핸드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동안 쌓아온 기업문화의 병폐라고 한마디로 말하면  남의 일이라고 너무 쉽게 말한다고 항변하겠지만, 더 길게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분명 순이익을 늘리는 것은 기업에겐 당장 좋을지 몰라도 세상에 기여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더 큰 비전이란 재무재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기업은 물론 국가와 개인의 흥망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큰 그림을 보라고 회장이나 사장이라는 직책이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재무재표만 보고 경영을 한다면, CEO가 직원보다 몇 배의 임금을 받는 이유로는 부족한 것이다. 그런 맹목적 경영이라면 앞으로는 컴퓨터가 기업주

나 CEO 보다  경영을 더 잘할 날이 올것이다.


결국 이야기가 많이 돌아왔지만, 도道라는 것은 물이 흐르는데도 적용이 되며, 인생에도 적용이 되고, 계절변화나 기상현상에도 적용이 되며, 개인과 단체와 기업의 흥망성쇠에도 적용이 된다. 삼성이나 현대가 더 큰 기업의 도리를 다했다면 오늘의 위기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두 기업은 앞으로 전환점을 찾지 않는 이상 더욱 매몰찬 위기로 몰리게 될것이다.


하늘이 주는 기회를 받지 않으면 도리어 화를 입는다는 격언 그대로 이다.

그런데 하늘이나 도라는게 추상적이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과연 소비자와 국민들이 어떤 기업을 원하는지를 생각하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육도삼략에 '민심이 곧 천심' 이라는 경구와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제압하고, 약한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한다. 부드러운 것은 사람에게 덕을 가져오는 것이고, 단단한 것은 사람에게 해를 가져오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생각하면 그것이 어려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사진출처:  todo-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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