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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릔이 May 16. 2024

마라톤 같이 함께 뛰는 스타트업

다 같이 골인하고 싶어요...


42.195 vs 30.0


42.195 km는 마라톤 코스의 총길이 입니다. 이에 반해 30.0 km는 마라톤 선수들이 달릴 때 옆에서 속도를 보조해 주는 일명 '페이스 메이커, Pacemaker'들이 달리는 길이입니다. 이러한 페이스 메이커들은 마라톤 선수 들과 함께 뛰면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선수들이 초반에 너무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비하고 중도 탈락하지 않게 하거나 또는 앞에서 적당한 빠르기로 달리면서 선수들의 경쟁을 이끄는 사람입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경영진이나 대표의 과한 열정과 패기(좋은 표현으로...)로 많은 직원들을 지치게 만들어 와해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같은 창업자들끼리도 이러한 속도감이 달라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보통은 외부 활동이 잦으며 강한 리더십으로 선두에서 서서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 대표직을 맡고 스타트업을 운영하게 되는데, 이런 대표가 새로이 발굴하거나 계획 중인 신규 사업의 기회들을 실무적으로 서포트하고 기존 사업이나 인력들과 융화시키면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다른 창업자들의 몫이 됩니다. 

하지만, 대표는 계속 신규 사업과 외부에 주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대표의 속도감을 다른 창업자들이나 직원들이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대표는 본인의 뜻과 열정을 따르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을 탓하게 되고 반대로 다른 사람들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혼자만 앞서 나가는 대표를 탓하기 시작하며 분열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라톤에서의 '페이스 메이커'처럼 회사의 속도감을 일치시키면서도 더욱 빠른 성장을 위해서 대표의 속도를 조금만 늦추어 주변을 둘러본다면 모두가 함께 Win-Win 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믿습니다. 대표의 속도를 늦춘다고 해서 절대 뒤처진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 조직이 와해되어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고 일정 수준으로 올라가는 데까지 사용되는 자원이나 시간을 고려했을 때 대표의 속도를 늦추어 기존 인력들과 함께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표는 아득한데 지금 당장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며, 상대해야 하는 고객들은 무섭고, 상사는 말도 안 되는 업무를 지시하며, 부하직원은 내 뜻을 함께하지 않더라도 결국 이 모든 것을 참고 앞으로 갈 수 있는 힘은 나와 회사 그리고 나와 경영자들이 한 방향을 보고 같은 시선으로 그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머릿속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대표와 직원들이 속도감을 맞추고 비전을 공유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고 먼 길입니다. 매주 저녁 식사를 같이 하고, 그들의 고충을 들으며 가능한 빠른 피드백으로 그들의 업무진행을 보조하며 회사에 좋은 일이 있을 땐 직원들 공으로 치하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들은 맡은 바 책임을 끊임없이 완수해 내는 일 이러한 일들을 반복적으로 성공해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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