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도 그리고 지금도
지금보다 어릴 땐,
나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던
모든 것들이 지겨웠다.
'어른만 되고 나면
빨리 이곳에서 떠나야지.' 했다.
학교를 다닐 땐,
잠을 못 자고
밥을 못 먹고
뜬눈으로 지새우던
날들이 힘들었다.
'졸업만 하고 나면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지.' 했다.
어렸던 내가 지나가고
학생이었던 내가 지나간다.
어른이 되면 떠나려 했던 곳에
여전히 나는 머물러있고,
졸업을 해서 벗어난 날들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그립기만 하다.
굳이 내 스스로
떠나고 싶다, 벗어나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모든 시간들은, 모든 사람들은
다 지나가거늘.
왜 나는
그때의 소중함을
담아두지 못한 채
그리워만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