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얼굴들
볼리비아 남서부, 해발 3,600m의 고원 지대.
한때 바다였던 이곳은 오랜 시간의 증발과 결정 끝에
순백의 평원이 되었다.
건기에는 소금 결정의 거친 결이 드러나고,
우기엔 얕은 물이 사막 위를 덮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다.
지구온난화로 우기인데도 물이 없다.
물을 퍼 날라 웅덩이를 만들어 나를 비춘다.
비로소 거울 사막이 되었다
숨이 차고,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몸은 계속 무겁다.
기분 나쁜 밤을 보냈다.
새하얀 평원에 다시 마주한다.
저 멀리 태양이 떠오른다
얇게 깔린 물 위로 그을림이 잔들거린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은 뚜렷한 형태가 없고, 색이 스며들 듯 펼쳐져 있다.
어디서부터 어디로 무엇을 봐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림을 보면서도 사막에 있는 듯한 고립감을 느낀다.
흰 흐린 어스름 색 앞에 나만 존재한다.
그 많던 차들이 모였음에도 지평선을 바라보는 나는 혼자이다.
말이 필요 없다. 고요 속에서 저 너머 어딘가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