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회사에 소속되고 싶지 않아.
뭐 솔직히 퇴사를 처음 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고 퇴사한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살았기에 퇴사에 의미를 둔다기보다 더 이상은 회사에 소속되고 싶지 않아 결정한 마지막 퇴사라는 것이 이 제목의 포인트다.
이번에는 진짜 돌아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 지쳤다.
그래도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는데, 분명히 매출로 성과를 보여줬는데도 나를 다른 남자팀장들과 견주며 네가 할 수 있겠냐는 식의 이야길 들었을 때 정말 '빠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놈은 차도 주고 유류비도 주고 팀장비도 챙겨주고 월급도 더 받는데 난 뭐 하는 건가 싶었다.
에라, 안 그래도 내가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할게 천지삐까리인걸 시간 없어 못하고 있는데 야심 차게 사표 쓰고 나와야지 싶었다. 퇴사를 부르짖으니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고 회사문을 박차고 나섰다. 세상에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퇴사날까지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좀이 쑤셔 견딜 수가 없었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매번 한숨으로 가던 근처 공원이 그날따라 왜 그리 상큼한 바람이 불던지 , 햇살은 어찌나 좋던지 다시 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슬플 정도였다.
자, 난 나갈 테니 남은이들 열심히 살아보시게.
홀로 서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거, 모르지 않는 나이이건만 그래도 작은 희망 하나 가지고 회사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