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와 응원

13년 전 5월 3일도 운동회날이었다

by orosi

2010년 5월 3일


아빠도 떠났다. 점쟁이래도 손색없을 만큼 주치의선생님은 정확했다. 3개월.


그날 나는 우리 반 아이들과 응원을 해대느라 목이 잠겨 입술은 움직이나 소리는 내질 못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느라 바빴다.


잠시나마 머리에서 아빠를 덮고, 마음에 어떠한 부침도 없이 크게 소리쳤다. 그날 그곳은 매번 짓눌리는 듯한 암병동 공기와는 사뭇 달랐을 거다. 운동장에서 병실이 아닌 허공에 소리를 내지르던 때.

같은 시간 아빠는 서서히 삶과 이별하는 중이었나 보다.


녹초가 되어 퇴근을 하고 20분 정도 숨을 돌리고 나니 전화벨이 울린다.


아빠는 그렇게 서로를 응원하는 운동회날 떠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응원과 애도가 함께하는

운동회를 치렀다. 삶을 응원하고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순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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