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가끔 아름답기를

거세든 말든 파도는 부서지기를

by orosi

옅은 빛부터 차례로 한참을 짙어지도록

각도만 달리했다. 시간차 랄것도 없이

저희끼리 잔뜩 맞 부딪힌다. 파도는.


바다가 고요한 순간도, 잔잔해 뵈는 찰나에도

긴장이란 매번 공존한다. 물을 두려워하는 나만

그렇다.


웬만하면

한 놈 다녀갔다 물러나면 다음 차례.

이렇게 리듬감이라도 갖추든지,

들이쉬면 잠시 내쉴 틈도 좀 줄 것이지.

가뜩이나 파도 앞이라면 잔뜩 쫄아들고 마는 사람. 결국 숨 멎게 하는 게 바다고, 너 파도다.


빛깔만 달리 한 파도가 들이쳤다가 어째 물러날 줄 모르고

벽돌 얹듯 빈틈없이 쌓인다.

켜켜이 쌓을 공간이 더는 없었는지

목구멍 가까이로

기어이 밀고 올라와 오늘 부서졌다.


파도는 그래야지.

부서지고 나면 저만큼 물러날 줄도 알겠지.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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